석조각 개척자 전뢰진씨 고희전 열려

국내 석조각의 개척자 전뢰진씨의 고희전이 2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인천 계산동에 위치한 경인여자대학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그의 제자와 그 제자의 제자들의 작품이 전씨의 작품과 함께 전시돼 일명 ‘스승과 제자 3대’가 한자리에 모이는 아주 보기 드문 전시회다. 또 실질적으로 전씨의 조각계보를 그대로 보여주는 전시회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대와 홍익대를 차례로 나온 전씨는 석조각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미술계에 그 씨앗을 처음으로 뿌린 인물.

당시 그의 나이는 50년대 초반으로 조각이라고 해봐야 청동과 석고가 고작이었던 그 당시 대리석이나 화강암으로 작품활동을 하는 이는 그 밖에 없었다.

전북 익산에서 나는 대리석을 이용해 투박하지만 정감이 넘치는 인물상들을 한 해 평균 8점꼴로 조각해 내고 있는 그는 석조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26살 때 부터 따지면 현재까지 제작된 작품은 줄잡아 400점에 이른다.

서양 조각의 마무리 작업이 대부분 연마에 의존하는 데 비해 그의 작품은 정으로 일일이 쪼아낸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손길이 많이 가는 정 작업을 하는 까닭에 그의 작품은 소박·단순하면서도 친근미와 부드러움이 넘쳐나는데 여기에 작품의 일정부분을 관통시키는 투각으로 입체감을 더하고 있다.

경인여대 실내외에 전시되는 작품은 모두 59점으로 이중 전씨의 조각품은 모두 15점이다. ‘낙원가족’, ‘아침’, ‘자애’, ‘모자’, ‘인간가족’, ‘엄마와 삼남매’ 등 작품들은 하나같이 단란한 가족애와 훈훈한 인간애가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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