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 개관 예정인 수원시립미술전시관이 수원시의 졸속행정으로 시립미술관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게 돼 문화예술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수원시는 10억9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장안구 송죽동 만석공원내에 연면적 420여평의 2층짜리 건물을 시립미술전시관으로 개관할 계획이지만 이는 당초부터 미술관을 예정했던게 아니고 자원재활용 전시관을 용도 변경한 것으로 제대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미술관의 제기능을 수행하기에 상당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수원시의 계획성없는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반쪽 시립미술관이 건립되는데 대해 미술계는 물론 문화예술계에선 “미술인들의 숙원사업이던 시립미술관이 졸속으로 건립돼 단순한 전시장 기능밖에 못하게 된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크게 실망하고 있다.
시립미술전시관은 1개의 대전시실과 2개의 소전시실, 시청각실 등으로 꾸며지는데 제대로 된 미술관이라면 전시실뿐 아니라 미술자료관과 교육·강습의 장, 아트숍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갑작스런 용도 변경으로 건립되는 미술전시관이어서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
자원재활용 전시관은 설계공모를 통해 지난해 8월 시공에 들어갔는데 시는 당시만해도 환경의 중요성과 자원재활용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곳을 각종 환경관련 전시 및 교육·실습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의욕에 차있었다.
그러다 외장공사가 마무리 되어가던 지난 4월 자원재활용전시관이 공원이라는 주변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일부 내부 여론을 들어 갑자기 미술관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
지역 미술인들은 비록 시의 행정착오로 충분한 검토없이 생겨난 미술전시관이지만 미술관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나중에라도 내부 시설 설계 등에 최선을 다했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선 “만석공원내에 자원재활용전시관보다 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왜 처음부터 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안간다”면서 “시민의 막대한 혈세를 들여 추진하던 사업을 중간에 이렇게 갑자기 바꾸면서 제역할도 충분히 못하는 미술전시관을 건립하는 것이야말로 졸속행정의 표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수원시립미술전시관은 도립미술관도 없는 상태에서 도내 지방자치단체중 제일 먼저 건립하게 됐지만 도나 타 시·군의 모범이 아니라 본받지 말아야할 졸속행정의 산물로 비쳐져 씁쓸한 뒷맛을 주고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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