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한국 고대소설의 대표적 작품인 ‘춘향전’은 주인공 이몽룡과 여주인공 춘향의 연애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여 당시의 사회적 특권 계급의 횡포와 이속(吏屬) 및 농민들의 생태와 감정을 묘사한 작품이다. 특히 변학도의 관권에 대한 천민의 항거와 자의식의 발로를 높이 평가하며 춘향의 정절을 당시 부도(婦道)의 거울로서 찬양하는 내용인데 작자 및 시대는 미상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춘향전’의 주인공 이몽룡이 실제인물이라는 고서가 나와 흥미를 더해 준다. 창녕 성씨 가문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왔다는 ‘교와문고’에 따르면 조선 광해군 때 남원 부사였던 성안의의 아들 성이성이 이몽룡의 실제모델이라는 것이다.

성이성의 4대 후손 성섭이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교와문고’에 암행어사였던 성이성의 행적을 소개하는 부분중에서 “우리 고조 은교공(성이성)이 일처에 이르렀을 때…걸인의 행색을 하고, 자리에 앉기를 청하니 대취한 관리들이…금중미주는 천인혈이요 옥반가효는 만성고라”는 구절이 나온다. 바로 ‘춘향전’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교와문고’에는 또 암행어사 성이성이 두번째로 남원을 찾아갔을 때 혼자 소년시절의 추억에 잠겨 눈 내리는 광한루에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당시 양반 가문에서는 기생과의 스캔들을 큰 창피로 여겨 소년시절 성이성의 ‘불장난’을 몹시 부끄럽게 생각했으며 이에따라 ‘춘향전’의 주인공도 성몽룡이 아닌 이몽룡이 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광해군 때 허균이 지은 ‘홍길동전’의 주인공 홍길동이 실존인물이라고 알려진 터에 이몽룡도 실제인물이 사실이라면 ‘춘향전’과 ‘홍길동전’은 대단히 중요한 논픽션으로 재평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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