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으로 본 향후 정국

현 정국에 대한 민심 향배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 대한 수도권의 정치적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안성·화성 재·보궐선거가 공동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이에따라 여권에 대한 ‘민심 이탈 현상’이 극명해지면서 향후 정국운영과 관련, 공동 여당 진로에 ‘빨간 불’이 켜져 정국 주도권을 한나라당에 빼앗긴데 대한 부담감을 안게됐으며 내년 16대 총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낳고 있다.

일단 여권은 이번 재·보선 패배에 대해 “후보 공천에서의 실패였다”며 의미를 축소하는데 주력하면서도 “향후 정국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보였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 당직자는 “민심의 이반이라기 보다는 원만하지 않은 후보 공천 때문”이라고 말해 파장 축소에 안감힘을 썼다.

이는 당초 안성은 자민련에서 후보를 내고, 화성은 국민회의에서 후보를 낸다는 방침이었으나 오산·화성 지구당위원장인 자민련 박신원 의원의 ‘탈당 불사론’에 밀려 ‘빅딜’이 이뤄지면서 급격한 조직 붕괴 현상을 나타냈다.

특히 안성시장 선거와 관련, 중도에 사퇴를 했으나 김정식씨가 국민회의를 탈당해 후보로 출마하는가 하면 국민회의 진용관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4명중 2명이 이렇다 할 지원활동을 펼치지 않아 패배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여권의 이같은 의미 축소에도 불구하고 ‘옷 로비 의혹 사건’, ‘파업 유도 의혹’, ‘언론 문건’ 등 최근의 정국에 대해 등을 돌린 민심이 선거 결과에 반영됐다는 것이 여권 내부의 분석이다.

이에따라 여권은 당분간 정국 추이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면서도 새천년 민주신당의 조기 출범을 비롯한 정국 타계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기지역 한 의원은 “현 정국에 대해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반증이며 현 정국 상황에 대한 인식 부재가 패배의 원인이었다”며 “이대로는 내년 총선에서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지난달 서울시의 기초 구의회 8석의 재선거중 6석을 얻은데 이어 이번 안성·화성의 재·보선에서도 압승함에 따라 ‘민심이 현 정권에 완정히 등을 돌렸다’고 판단, 정국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각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옷 로비 의혹 사건’, ‘파업 유도 의혹’, ‘언론 문건’등 현 정부의 실정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방침아래 ‘현 정권의 민심 이반 분위기’를 현재 진행중인 정치개혁법 협상까지 이어가 내년 총선의 승리를 이끈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여권에 대한 지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정체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또 여당이 민주신당 창당을 통해 이미지와 국민의 정당으로 색깔을 바꿔나갈 경우 내년 총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민심을 최대한 반영한 정책개발과 함께 신당 이탈표를 끌어들이는 데 향후 행보의 초점을 두고 있다.

/이재규기자 jk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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