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가수 심수봉씨를 4년 가까이 집요하게 괴롭혀온 40대 여자 스토커를 경찰이 붙잡았다고 한다. 전직 무명가수라는 이 여자 스토커는 심씨에게 수시로 협박전화를 걸거나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내 작품을 표절했으니 사회에서 매장시키겠다”고 폭언했다고 한다.

증권사의 신용을 추락시킨 어느 증권사 전·현직 직원들의 협박은 어처구니가 없다. 빌린 돈 1천만원으로 증권투자를 해 3년7개월만에 1백30억원을 번 ‘한국판 조지 소로스’를 협박, 20억원을 뜯어냈다는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힌 협박도 있다. 이제는 말하기도 짜증스럽지만 소위 ‘옷로비’의혹 때문에 김태정 전 검찰총장이 신동아측으로부터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협박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전 검찰총장의 부인이 연루됐다는 약점을 잡아 일국의 검찰총장을 상대로 협박했다는 신동아측의 배짱이 사실이라면 ‘다양한 채널’도 밝혀져야 되겠지만, 어쩌다 한국사회가 이렇게 ‘협박시대’가 되었는지 답답하다.

정치한다는 사람들끼리 서로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고, 어제의 동료가 오늘은 원수가 되기도 한다. 회사간부가 사장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보상을 요구한다. 뇌물받은 공직자를 기업체가 협박하는가 하면, 불량배나 법규위반업소가 경찰관을 협박하기도 한다.

주머니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어디에 있느냐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래서 협박받을 짓 안하는게 최고의 상책이다. 문제는 인간은 자고로 아부와 뇌물에 약하다는 점이다. 협박한 사람도 ‘할 말 있다’고 떠들어댄다는 사실이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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