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나혜석바로알기 심포지엄

훌륭한 가문에서 태어나 남들이 선망하는 선택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여성’으로 살기보다는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했던 여인 정월 나혜석(1896∼1948).

그러나‘인간’으로서의 ‘여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당시의 사회속에서 갖은 질타와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꿋꿋히 그 뜻을 굽히지 않았던 여인.

어찌보면 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탓일 수도 있는 그녀의 삶을 오늘날 다시 재조명,‘나혜석 바로알기’를 위한 뜻깊은 자리가 마련되었다.

나혜석기념사업회(회장 유동준)가 나혜석 서거51주기를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한 ‘제2회 나혜석바로알기 심포지엄’을 10일 경기도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심포지엄에선 나혜석의 미술세계와 문학세계, 또 이에 비해 조명을 덜 받았던 민족운동이나 진보적 사상에 대한 평가도 집중적으로 이뤄져 그간 자유연애주의자로만 부각돼 온 나혜석에 대한 평을 일소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페미니스트이자 진보적사상가였던 나혜석이 이를 작품에 담지 못했던 양면성’에 대해 지적해 왔던 김홍희(문학박사, 미술평론가)씨는 이번 심포지엄에선 “화가와 페미니스트로서의 양면성은 개인의 오류라기보다는 시대적 한계성 때문”이었다면서 “당시의 정황이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그 자체로도 인정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정영자교수(신라대)는 나혜석을 ‘한국 최초의 여성칼럼니스트이자 전통적인 여성상을 뛰어넘어 새로운 여성상을 구축하는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을 발표한 문인”으로 평가했고 노영희교수(동덕여대)도 “자신이 유학 초기에 강한 충격으로 당당하게 주장했던 ‘이상적 부인’의 삶과는 다른 인생행로를 남길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 조선여성의 삶의 한계”임을 강조하면서“그러나 나혜석의 이 선구적 여성해방사상이 새롭게 조명되는 뜻은 여성해방의 현재적 의미로 계승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나혜석의 민족의식 형성과 민족운동’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박환교수(수원대학교)는 “나혜석이 3·1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른 점과 의열단 사건에 직·간접적인 관여를 한 점을 통해서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강한 민족의식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면서 민족주의자로서의 나혜석을 부각시켰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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