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권선구 구운동 K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씨(39)는 요즘 전화벨 소리만 울려도 짜증이 앞선다.
부동산컨설팅회사 직원을 자칭한 30∼40대 남녀가 전화를 걸어 관광지인 강원, 제주지역이나 개발붐이 일고 있는 전남지역 등에 ‘노란자위 땅’이 매물로 나왔다며 투자를 권유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은 김씨가 여유돈이 없다며 거절하자 2∼3일 간격으로 시도때도없이 전화를 하는데다 어떻게 알았는지 남편의 직업 등 신상정보까지 흘리며 집요하게 투자를 요구, 전화 로이로제에 시달릴 정도다.
최근 IMF극복 등 경제가 활성화하면서 부동산컨설팅이나 건설업체 등을 사칭, 경기도내 가정집이나 사무실 등을 상대로 부동산매입을 권유하는 텔레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이같은 전화를 통한 부동산 영업은 예전의 경우 무작위로 상대방을 선택해 부동산을 소개·매입을 권유하는데 그쳤으나 최근들어서는 상대방의 신상정보까지 파악한뒤 무차별 전화공세를 펼치면서 주부들이 텔레마케팅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안양시 평촌동 S아파트 박모씨(48·주부)의 경우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에 있다는 H부동산컨설팅 직원으로부터 “제주도 성산포에 있는 대지를 싼값에 투자하라”는 전화를 받고 정중히 거절했으나 10여일째 부동산매입 권유전화로 시달리고 있다.
또 수원 K유통에 근무하는 이모씨(45)도 지난달 초 J건설 직원이라고 밝힌 40대 여자가 전화를 해 “강릉터미널 부근에 상가부지 500여평이 있는데 지금 땅을 사두면 최소한 3∼4배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현혹, 여유자금이 없다며 전화를 끊으려 하자 “그 나이에 투자할 돈도 벌지 못했느냐”는 면박까지 당했다고 분개했다.
이에대해 도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경기활성화에 편승, 개발예정지 등을 내세워 투자를 권유하는 텔레마케팅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부동산 사기단으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김창학기자 chkim@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