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대한 젊은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동대문 패션상가에서 쇼핑하거나, 옷 모양을 살리려고 헬스클럽에서 몸을 가꾸는 신세대들의 모습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단추를 지퍼로 대신한 ‘밀레니엄 수트’를 선보인 한 브랜드 관계자는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는데도 남성들의 구입문의 전화가 많아 놀랐다”라고 말했다.
남성복 시장에서는 유행과 거리가 멀었던 남성 정장에 앞으로 소재, 디자인면에서 ‘자유화 바람’이 거세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남성복 브랜드들은 몇년전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인터메조’식의 캐주얼 정장들이 앞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속속 새 브랜드를 준비중이다.
새해에 새로 등장할 것으로 알려진 관련 브랜드만해도 한섬의 ‘타임옴므’, 제일모직의 ‘엔트로 갤럭시’, 유로물산의 일본 라이선스 브랜드 ‘준코 고시노’ 등 3가지.
IMF경제난의 여파로 ‘모두스 비벤디’를 정리한 신원도 올해 남성 캐주얼 ‘지이크’에 힘을 쏟아 매출을 지난해의 2배로 끌어올렸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13일 “캐주얼 정장 시장의 신장이 기존 신사복 시장보다 빠를 것으로 분석했다”며 “광고업계, 프리랜서 등 자유업 종사자에 이어 최근 늘어나는 벤처기업 직원들도 이런 정장을 즐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원의 관계자는 “이제 개성 추구는 20대 뿐 아니라 ‘교복자율화 세대’인 30대들까지 한다”며 “‘남성도 유행을 따를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주얼 정장이 기존 정장에 비해 크게 다른 점은 소재와 실루엣.
캐주얼 정장은 가공기술의 발달로 ‘싸구려’ 느낌을 주지 않은 모-폴리에스테르혼방을 쓰면서도 원단에 요철, 골조직 등을 넣어 정장의 고루한 느낌을 빠져나온다.
또 남성복의 전통인 역삼각형 실루엣이 아니라, 어깨를 강조하지 않고 허리선을 더욱 들어가게 함으로써 몸에 다소 붙는 듯한 H라인을 만든다. 바지주름을 세우지않는 변형이 등장하기도 한다.
직장 분위기 등의 장벽은 있지만, 20-30대의 패션감각 중시로 ‘IMF터널’을 빠져나와 재편되는 남성복 시장은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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