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2시께 수원의 최대 번화가인 팔달문 인근 중앙극장앞. 구세군 자선냄비가 온정을 기다리는 가운데 구세군 부교 윤은미씨(36)가 종을 흔들며 오가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호소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고 캐럴송까지 울려퍼져 들뜬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자선냄비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았다. 5백원짜리 동전, 1천원짜리지폐, 5천원권지폐로 바닥조차 채우지 못했다.
윤씨는 “올해는 경기회복 때문에 성금목표액을 지난해보다 50% 상향 조정했지만 현재 실적은 지난해보다도 오히려 줄어드는 실정”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주말에는 그런대로 60∼70만원의 성금이 걷혔지만 평일에는 10∼20만원을 넘지못할 정도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구세군 전령사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는 것은 서민들의 자그마한 정성. 얼마전에는 주차관리원 잠바를 입은 50대 중반의 신체장애자가 1만원권 지폐를 들고와 극구 사양했지만 정성에 못이겨 몇천원을 받을수 밖에 없었다. 또 20대 중반의 신문배달원은 매일 동전을 포함 꼬깃꼬깃한 지폐 2천∼3천원을 자선냄비에 채워주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원생들은 직접 만든 카드, 종이봉투 등을 판매한 수익금 9만원을 노란봉투에 담아 전달하는 정성을 쏟기도 했다./신동협기자 dh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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