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산 무료급식 자선 식당

살을 에는 추위가 세차게 몰아친 20일 오전11시30분께 수원 팔달산 자락에 위치한 무료급식소인 자선식당.

수원청년회의소와 천주교 수원교구 성빈첸시오회가 운영하는 50여평 남짓한 이곳에서는 점심시간까지는 아직 30여분이 남았는데도 노인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식당안은 주방에서 풍기는 된장국 냄새가 진동했다.

히끗히끗한 머리에 초라한 행색을 한 60대 할아버지, 빵떡모자를 쓰고 까칠한 뺨과 텁수룩한 턱수염을 한채 몸을 움추리고 있는 50대의 중년남자... 소외된 우리네 이웃들의 모습이다.

잠시후 자원봉사자들이 정상들여 준비해온 음식이 나왔다. 된장국에 불고기, 김치, 우거지나물이 곁들여져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한끼식사로 허기진 배와 추위를 쫓은 이들은 총총걸음으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IMF칼바람을 벗어어났다고 떠드는 요즘. 이곳의 1일 급식인원은 120명선이고 주말에도 70여명이 찾고 있다. 이는 IMF가 한창인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치.

일부는 공짜로 밥을 먹기가 미안했던지 200∼300백원의 식사비를 내놓기도 한다. 이렇게 모인 쌈짓돈은 줄잡아 한달에 70여만원선. 이 돈은 소년소녀가장, 극빈자들에게 보내지고 있다. 자신의 몸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 이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돕고 있는 것이다. /심규정기자 kjsh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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