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 교육행정 수십억 날릴판

정부가 교사들의 잡무를 줄이기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 교무보조제를 운영하고 있으나 별다른 잡무가 없는 방학기간 중에 교무보조를 채용해 수백억원의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경기도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정부는 교원들의 잡무경감과 고졸자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수백억원의 국고를 지원, 학교마다 교무보조원 1명씩을 채용토록 했다.

이에따라 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21억원의 국고를 배정받아 도내 초·중·고교에 1천400여명의 교무보조원을 3개월기간으로 특별채용해 월 50만원씩의 노임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서류작성 등 교원잡무가 많은 학기초나 각종 감사가 집중된 9∼11월이 아닌 방학이 시작되는 12월에 교무보조를 배치한 것은 교원잡무 경감과는 전혀 상관 없는 정부의 선심성 탁상행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수원 S초등학교의 경우 방학에는 관리자와 일직교사 등 4∼5명만이 출근한 상태에서 교무보조는 교사들이 요구하는 별다른 업무가 없어 난방시설을 관리하며 소일거리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 성남의 A초등학교도 교사들이 출근하지 않으면서 교무보조는 커피를 끓이거나 교장이 요구하는 청소 등을 하고 있는 등 학교마다 교무보조원이 별다른 일없이 사소한 심부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 S초교 김모교장(58)은 “막대한 예산을 들인 교무보조가 방학중에 채용돼 교원들의 잡무와는 상관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감사가 집중된 9∼11월이 아니라 방학중에 교무보조를 채용하라는 교육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이중현 전교조경기지부장은 “교육부의 탁상행정으로 수백억원의 예산이 낭비되는 것에 분통이 터진다”며 “방학중 교무보조 채용은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선심성 행정인 만큼 강력하게 항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민용·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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