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많이 손상이 되셨네요. 새 간으로 이식해야겠는데요.”
이런 꿈같은 얘기가 금세기에는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10여년후 ‘인공장기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과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인공장기’는 대체할 장기가 없어 죽어가야 하는 환자들에게는 너무나 절실한 문제다. 오늘날 장기이식은 뇌사환자들의 기증 장기에 의존하고 있다.미국에서만 매년 장기이식 수술이 1만8천건씩 행해지고 수술대기자만 4만명 정도라고 한다.이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들은 오늘날 심장, 신장등 주요 장기를 인공적으로 생산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인공장기 시장규모는 98년 10억달러에서 5년뒤 연간 8백억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국내 시장도 1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인공장기에 관한 연구는 생체조직공학(조직배양)과 형질전환동물 이용 방법, 간세포배양등으로 진행중이며 기계적 인공장기연구도 활발한 편이다.
지난해 토끼의 연골을 이용해 코와 귀등의 인공장기를 제조했던 한국화학연구소 생체의료고분자실 이해방박사팀은 “지난 40년동안 합성재료를 이용해 인공신장, 혈관등을 제조해왔으나 인체내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자 생명공학을 이용한 장기개발연구가 10년전부터 본격화됐다”면서 “인공장기는 의학, 공학, 생물과학 등의 복합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생체조직공학(조직배양)=환자의 조직 일부(1㎝가량)를 떼 내어 분해성 고분자재료에 파종, 귀나 코와 같은 장기의 모양으로 배양하는 것이다. 이를 환자의 몸에 이식해 고분자재료는 체내에서 흡수되고 세포만 장기조직으로 커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무엇보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생명복제와 같은 윤리논쟁에 휘말릴 소지가 없다. 이미 인공피부는 산업화됐고 현재 연골과 뼈의 연구가 상당히 진척이 됐다. 국내에서도 연세대의대 서활 교수가 지난해 탯줄에서 채취한 콜라겐에 환자의 피부세포를 배양해 인공피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인공피부의 개발은 2도 이상의 화상환자의 치료를 크게 도와줄 전망이다.미하버드대에서는 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심장, 혈관, 간 등 주변 조직과 유기적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런 주요 장기들의 성공까지에는 많은 난관이 놓여있다. 과학자들은 그러나 늦어도 10-15년내에 심장,간,췌장, 혈관 등 주요 장기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 방식으로 안구를 제외하고 모든 인간장기의 대체가 가능하다.
▲형질전환동물=‘동물의 기관이나 장기를 인간에 이식’(이종이식·異種移植)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보통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면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형질전환동물을 이용하려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국내 첫 체세포 복제에 성공한 서울대 수의과대 황우석 교수는 서울대의대 서정선 교수팀과 공동으로 인간장기에 가장 가까운 인공장기를 생산할 돼지를 형질전환시키고 이를 복제생산하는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인간의 유전자를 이식해 형질을 전환시킨 동물의 장기는 일반적인 동물의 장기보다는 거부반응이 적다. 이 방식은 돼지와 같은 동물의 체세포 유전자를 분리해 면역반응의 항원으로 작용하는 유전자를 미리 파괴한 뒤 이것을 핵을 제거 난자에 넣어 동물을 복제하는 것이다. 이것은 복제양이나 복제소를 만든 방법과 동일한 기술이며 이 방법으로 생산된 동물 장기는 사람에게 이식해도 면역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특히
돼지의 장기는 사람의 장기와 크기나 기능이 가장 비슷하고 성장도비교적 빨라 훌륭한 인공장기 공급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돼지를 대상으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형질전환돼지복제는 4-5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정란복제(인간복제)=인간의 수정란을 복제해 조직이나 장기를 얻는 것이지만 체세포 복제든 정상적 수정란이든 세포분열을 시작하면 결국은 태아형태의 생명체라는 사실때문에 첨예한 생명논쟁을 불러오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생명체의 기준을 ‘수정직후’또는 ‘수정후 14일 이후’로 볼 것인 가를 놓고 논쟁도 일고있다. 과학자들은 수정란을 통한 연구를 무조건 배제하면 우리나라가 물질특허 분쟁과 함께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수정후 14일이내’에서는 연구를 가능하게 해줄 것을 바라는 입장이다. 체세포복제로 만들어진 배아세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stem cell)를 배양해 뼈, 근육, 신경세포등 여러 조직으로 분화시켜내는 연구가 미국등에서 진행중이나 인간의 배아세포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때문에 윤리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간세포란 각종 신체조직으로 성장하는 일종의 모세포다.
▲기계적 인간장기(의용공학)=신소재와 기계공학이 결합돼 말 그대로 ‘6백만불의 사나이’와 같은 인조장기를 만들어내는 분야.국내의 경우 서울대,연세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한국화학연구소,재활공학연구소 등에서 인공심장,인공피부,인공혈관,인공뼈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올해 인공심장이 상품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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