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영 개인전 움직임-예감전

‘무엇을 덮어씌운 것일까?’.

보기만 해도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재미있는 설치작품전.

강미영의 세번째 개인전 ‘움직임-예감展’이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린다.

어떤 대상을 덮기 위해 헝겊을 둘러씌운 것과 같은 형상을 한 작품들은 마치 유령들의 무희나 행사를 치르는 것과 같은 제의적 분위기를 품기고 있다.

‘허상의 집’이라는 1회 개인전과 ‘가상터널’이라는 2회의 개인전과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과연 속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증을 더해 준다.

과연 안에 무엇이 있을까? 저것들은 하나같이 무엇을 덮고 있는 것일까? 정답은 ‘아무것도 없다’이다.

전시제목인 ‘움직임-예감’처럼 마치 무엇을 향해 걸어가는 고스트의 행렬을 연상시키는 작품들.

강씨의 말에 따르면 이렇듯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얇은 흙판들은 사실 내용물이 사라진 외피들이다. 이 외피들의 군집은 전시장 바닥 면에 설치되는데 서로 다른 표정과 함께 표면의 유약 빛깔은 다르지만 위태롭게 도판의 끝자락에 의지하여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판작업으로 성형된 흙판을 작은 항아리 형태의 흙위에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후 건조된 것을 가마에 구워낸 것이다.

“이 세상 가득한 허상의 물결 속에서 과연 누가 실제하는 것을 보려할까요?”

이러한 의문으로 이천시 마장면 장암리 작업실에서 시작된 작업들은 작업들은 과연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내실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것일까, 막연한 허상을 쫓아 삶을 낭비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0336)635-0688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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