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초부터 많은 관심과 화제를 불러모았던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이 새천년 첫번째 맞는 설날을 기해 개봉된다.
우리 민족 최대의 고전인 춘향전을 최고의 소리인 판소리에 담아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낸 영화 ‘춘향뎐’은 ‘우리 소리’에 깃들어 있는 정한(情恨)을 영상으로 옮겨 놓은 ‘판소리 영화’.
원래 춘향전은 소설이전에 판소리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판소리 춘향가는 이야기의 감흥보다 소리가 전해주는 감동이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판소리와 영상이 어우러진 임 감독의 ‘춘향뎐’은 전반적으로 소리꾼이 관객에게 춘향가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국창 인간문화재 조상현이 그 소리꾼을 맡았는데 조상현의 춘향가는 조선 철종때 김세종 명창의 제자 김찬업을 거쳐 정응민에 이어 조상현으로 전수된 것이다.
소리꾼 조상현이 들려주는 춘향전은 물론 누구나 알고 있는 사랑이야기다. 국립극장장 김명곤씨가 시나리오를 썼다.
조선조 숙종시대, 남원부사 자제 이몽룡(조승우)이 공부만 하다 방탕한 마음이 생겨 하인 방자(김학용)를 앞세우고 광한루 구경에 나섰다 그네를 타고 있는 퇴기 월매(김성녀)의 딸 춘향(이효정)을 보고는 넋을 잃는 것으로 판소리 영화가 시작된다.
소리를 스크린에 풀어낸 ‘춘향뎐’은 특히 시대적인 자료와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철저한 고증끝에 제작돼 사료로서의 가치도 없지 않다는게 제작진의 설명. 장면마다 세밀한 고증이 뒤따라 춘향의 집은 기와집이 아니라 초가집으로 지어졌고 춘향이 갇혔던 옥사는 원형으로 만들어졌다.
태흥영화㈜가 지난 98년 11월 조상현 창본 춘향가를 영화화하겠다는 발표를 한 이래 전남 남원시 어현동 1천평에 춘향골 마을 오픈세트장을 짓고 촬영에 들어가 99년 12월3일 촬영을 마쳤다.
4계절을 모두 영상에 담아 넉넉하고 풍성한, 붉고 푸르고 흰, 우리의 산과 들의 풍경도 온전히 스크린에 녹아 있다.
제작사인 태흥영화측은 영화 ‘춘향뎐’을 칸 영화제에 출품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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