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와 도시화로 차츰 그 설자리를 잃어가는 우리 전통의 재래시장이 양주군에서는 5일장의 모습으로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현재 양주군내에 시골인심의 훈훈함이 남아있는 전통 5일장이 규칙적으로 서고 있는 곳은 4군데.
1일과 6일에 시장이 형성되는 은현면 봉암장과 2일과 7일에 열리는 회천읍 덕정장과 남면 신산장, 4일과 9일에 열리는 광적면 가래비장이 바로 그곳.
이곳에 가면 어릴적 할머니 손을 잡고 시장을 보던 아련한 추억과 시골인심이 풋풋하게 배나온다.
요즈음은 설맞이 손님을 맞기위해 구성진 목소리로 산나물을 파는 도부꾼 상인과 현대식 빗자루에 밀려 사라진듯한 싸리나무와 지게소쿠리, 광주리 등을 파는 할머니, 요란한 생산값 흥정을 벌인 뒤 흡족한 마음으로 생선봉지를 들고 돌아서는 중년주부의 넉살도 그 옛모습 그대로다.
가장 생성연대가 오래된 가래비장의 시초는 조선초기 경기도 일원에서 손꼽히는 우시장으로부터 출발했다.
하루 400마리 이상이 거래되던 1940년대 전문 우시장이 1960년대 이후 인근 도락산과 불곡산, 호명산에서 채취된 산나물과 버섯 등이 상품화되면서 먹거리가 형성돼 현재의 시장으로 이어졌다.
덕정장의 경우는 양주군의 가장 규모가 큰 시장으로 5일마다 400여명의 상인과 수백명의 손님이 몰린다.
가을철이면 서커스나 신파극, 또는 약장수까지 몰리는 덕정장도 한국전쟁이후부터 지금까지 전해내려오는 이 지역의 명소.
신산장과 봉암장도 1950대말부터 인근 잡곡출하지에서 생산되는 곡식거래와 가축 등의 거래가 주류를 이루면서 발전해 현재 지역주민들의 애환이자 쇼핑 장소로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 설을 며칠 앞두고 제수음식을 사러 나온 주부 박인숙씨(49·양주군 광적면)는“우리네 쇼핑문화를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에 빼앗기고 있어 안타깝다”며“지역장이 열리는 때면 옛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각종 물품이 있고 값도 싸 거의 재래시장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양주=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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