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립미술관 호암미술관

용인 에버랜드 단지의 수려한 자연 경관 속에 자리하고 있는 호암미술관은 선사시대 유물로부터 현대미술품에 이르기까지 상당수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사립미술관이다.

삼성그룹 회장이었던 故 이병철 회장이 만든 삼성미술문화재단에서 그가 출연한 수집품을 바탕으로 설립한 이곳은 지난 1982년 4월 개관한 이래 줄곧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가끔 새소리만 지저기는 조용한 정원은 넓은 잔디와 잘 손질된 조경들로 더욱 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봄과 푸른 풀숲으로 우거진 여름, 울긋불긋 곱게 단풍 물드는 가을, 하얗게 온 천지를 뒤 덮은 겨울의 설경까지 이곳의 야외전경은 우리나라의 사계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래서 이곳은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뿐만 아니라 신혼부부들의 야외촬영지로도 인기있는 곳이다.

또 인근에 에버랜드 놀이시설이 있어 휴일이면 미술관과 에버랜드를 코스로 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이 있다.

연건평 1천300평의 전통 한옥 형태의 본관 건물은 1·2층에 걸쳐 동양화실, 서양화실, 고서화실, 금속·자기실 등 4개실로 나눈 실내전시공간이 있다. 이 실내전시공간과 야외전시공간에는 모두 1천366점(1천606개)의 미술품을 상설전시하고 있다.

이곳은 매번 소장품을 테마별로 나뉘어 전시회를 꾸미고 있는데 지난해 11월27일부터 오는 3월19일까지는 장장 4개월 가까이에 걸쳐 소장품 테마전 그 네번째 전시로 ‘김홍도와 궁중화가’전을 열고 있다.

환쟁이라 불리며 하급 기술자의 대우를 받았던 조선시대 궁중화가. 비록 높아야 종 6품에 그치는 과직을 제수 받는 이들이지만 이들이 이룩한 예술적 성취는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어 조선시대 각 시기마다 여러 종류의 화풍을 널리 유행시키고 토착화시키는 등 회화발달에 커다란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 전시회는 이렇듯 우리 회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조선시대 궁중화가의 대표격인 단원 김홍도(金弘道. 1745∼1806?)의 작품을 비롯해 이인문 김득신 장승업 등 조선시대 궁중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이들의 특성과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여서 방학을 맞은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시에는 국보 139호인 ‘군선도’와 보물 782호인‘병진년화첩’등 단원 김홍도의 대표적인 작품 15점과 함께 그의 영향을 받은 궁중 화가들의 작품 45점 등 모두 60점이 전시돼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는 조선시대 궁중화가가 공적인 업무로 제작한 작품들이 용도와 제작배경에 따라 분류·전시되고 있고 2층 서화실에서는 김홍도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대표적인 궁중화가 활동했던 이인문, 이명기, 김득신, 이재관, 장승업, 안중식 등이 개인적으로 주문을 받거나 그들 스스로의 흥취에 그린 감상용 그림들이 주로 전시되었다.

이번 전시는 김홍도가 조선시대 궁중화가의 대표적 인물인 만큼 그 비중도 높은데다 그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의 작품까지 함께 전시해 이들의 영향 관계를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0335)320-1801∼2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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