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대에는 갈라진 그리스도교의 형제들이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동-서방 교회와 신-구교의 그리스도인들은 최근 서울 성공회대성당에서 교회 일치를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박종화 경동교회 담임목사의 기조발제와 함께 각 교단별로 에큐메니컬운동의 성과와 전망을 듣고 토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이기도 한 박종화 목사는 98년 12월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열린 WCC의 총회 결과를 소개하면서 일치운동의 방향과 과제를 제시했다.
박목사는 “교회일치운동의 영역 안에서도 영적 측면을 강조하는 부류와 사회적 참여를 내세우는 세력이 갈등을 빚어왔으나 이는 동전의 양면처럼 통합적 에큐메니즘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주장한 뒤 ▲예언자적 공동체 운동▲선교 및 봉사 차원의 실천적 일치 ▲타종교와의 협력 ▲여성과 청년의 참여보장 ▲보편적 삶의 일치 등을 일치운동의 방향으로 제안했다.
이어 그는 “한국교회가 갱신과 구조조정으로 거듭나는 한편 냉전적 사고에서 파생된 이분법적 인식을 극복해 일치운동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가톨릭대 교수는 “멀리는 1천년 전, 가까이는 500년 전의 분쟁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떠한 개인적 욕심이나 교파적 편견에 집착하지 않는 영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상대방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부당한 편견을 벗어버리고 참다운 이해심을 지닐 수 있도록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나창규 한국정교회 신부는 “교회 일치를 위해서는 지난 1천년동안 동서교회로 분열된 요인을 이해해야 하는만큼 서로 다른 믿음과 교리에 대한 지식을 갖고 겸손과 자애로써 상대방의 과거와 오늘의 신앙을 연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선희 루터신학대 교수는 “종교개혁의 3대원리인 ‘오직 성서만으로’, ‘은총만으로’, ‘믿음만으로’는 교회 일치운동의 장애물인 동시에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양권석 성공회대 교수는 “신-구약 성서, 니케아 신경, 세례와 성찬, 주교직 등 4가지를 끊임없이 새롭게 적용하고 재해석하는 것이 일치운동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형기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한국 장로교는 보수와 혁신 신학이론의 맞대결에만 몰두해 자체 핵분열을 거듭했으나 80년대 들면서부터 일치운동을 주요한 과제로 삼아왔다”면서 “이제는 피선교 교회나 신생교회에서 탈피해 성숙한 교회적 정체성을 갖고 일치운동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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