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6년 개관한 이래 도민들이 소장·보관하고 있는 유물을 지속적으로 기증 유도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던 경기도박물관(관장 이인숙)이 새천년을 맞아 도민들을 상대로 보다 본격적인 유물수집운동을 펼친다.
그동안 도박물관이 기증받은 유물은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문화재는 물론 국보·보물급에 해당하는 귀중한 것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지난 1994년 함안조씨 종중으로부터 기증받은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관료인 조영복(趙榮福. 1672∼1728)과 관련 276점의 유물중 조영복 초상화 2점은 지난해 12월 보물 제1298호로 지정되어 전시되어 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하남시 춘궁동에 있던 조선중·후기의 전주이씨 양평대군파 종중 묘역을 포천 신북면으로 이장하던 중 능창대군 및 의원군을 비롯한 5기의 분묘에서 출토된 200여점의 복식과 한글·한문 편지 등은 조선중·후기 왕실과 관련된 자료여서 당시 피장자들을 둘러싼 사회상황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수습할 당시부터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아 왔다.
한편 올해들어서는 지난 1월 초에 전통 옥새장인 민홍구(48·경남 산청출생)씨가 조선시대 국왕의 상징으로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전혀 전해지지 않은 옥새 8과를 전통제작법에 따라 복원하여 도 박물관에 기증하였고 28에는 조선중기의 문신인 송언신(宋言愼.1542∼1612) 초상화를 여산송씨 호봉공파 종회로부터 기증받았다.
또 1월말에는 광주이씨 문중으로부터 이조판서와 홍문관대제학을 지낸 이인엽(李寅燁.1656∼1712) 초상화 2본을 기증받을 예정이다.
이중 송언신 초상화는 비교적 연대가 올라가는 몇 남지 않은 작품일 뿐만 아니라 그림 오른쪽에는 선조의 친필이, 왼쪽에는 정조의 친필이 쓰여있어 국보(보물)급 문화재로 판단되어 박물관에서는 이를 보수·수리한 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인엽 초상화의 경우 1본은 관복본의 전신상 그림이고 1본은 유복본의 반신상 그림이어서 조선후기 초상화 양식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쓰일 것으로 판단도고 있다.
이런 기증활동을 계기로 도박물관에서는 현재 훼손·분실위기에 있는 도내의 문화재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전개하는 한편, 그동안 꾸준히 펼쳐온 유물수집운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우선 도시개발 등에 의해 문중에서 개별적으로 하고 있는 조선시대의 분묘 이장작업에 직접 참여해 자문하고 작업도 도와줌으로써 미쳐 수습하지 못하는 귀중한 문화재의 멸실을 방지할 계획이며 관리가 미흡한 개인소장 유물에 대해서도 충해나 습기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무료로 유물 훈증소독을 실시해 줄 계획이다.
또 기증받은 유물들을 특별전시해 도민들의 이해와 관심도 이끌어 낼 계획이다.
이인숙 박물관장은 “개인소장품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심각한 훼손상태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기증될 경우 잘 복원·보존돼 유물의 가치가 더욱 더 높아지는 것은 물론 많은 도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우리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다”고 말했다. (0331)285-2012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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