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복 첫 시집 제 5의 계절

김윤복 시인의 첫번째 시집 ‘제5의 계절’이 출간됐다.(도서출판 영하刊)

생명체와 삶의 의미를 농도 있고 은유적인 기법으로 형상화시킨 시집‘제5의 계절’엔 모두 100여편의 시들이 실려있는데 그는 그 시집속에 아픈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는 또 시들을 통해 자신의 정서내지는 세계관을 함축적으로 에너지화시켜 의연히 살아가려는 50대 초반의 독신자의 모습으로 자신을 그려내고 있다.

‘까만 점, 두 개씩/ 병정 놀이 한다/ 들판을 지나/ 언덕을 지나/ 여왕을 배알한다//노예 된 남정네들/ 오감(五感)을 잃은 더듬이로【…】 침묵하는 일생의 길을 가고 있다//대열에 낙오한/남정네는/ 제 가슴을 잘라/ 입에 물고 간다 (-숫개미-중에서)

잘 알려져 있는 바대로 개미라는 생명체들의 삶은 생식을 주도하는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조직되어 있다. 일개미, 군대 개미들의 생애는 이 여왕개미의 생식을 위한 목적 아래 정연하게 기능화되어 있다. 그리고는 그들의 노동 기능이 다하게 되면체로부터 버림을 받고 짧은 생을 마친다. 그는 숫개미를 부양 가족을 가진 남자의 인생에 비유해 그 책임과 의무에 대해 표현하고 있다.

또 시‘딸아! 내 딸아’에서는 아버지의 자리를 좀처럼 인정해주지 않고 있는 딸과의 갈등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남자 주부의 하루’에서는 정성스럽게 가사 일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시집은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나 대부분의 작품들 속에 투영돼 있는 시인의 자의식은 결핍과 소외감 혹은 낙오감에 기초있지만 그는 자신이 처해 있는 현재적 상황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순박한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월간 ‘문예사조’신인상 시 당선과 월간 ‘순수문학’에서 소설 ‘분접록’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한 김윤복은 현재 갈채詩 동인과 한국 문학연구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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