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전자경매 시대의 막이 오르고 있다. <표참조>표참조>
경매제도가 공정거래와 투명거래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전자경매는 경매과정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고히 하는 또다른 거래 혁신이다.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무선응찰기식 전자경매 도입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올해 안에 수원·구리·안양·안산도매시장의 9개 청과법인에 전자경매 시스템이 도입된다.
농산물 경매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고효율·저비용 유통구조를 위해 경기도를 비롯해 올해 전국 15개 공영도매시장의 44개법인에 전자경매제를 도입키로 했다.
농림부는 “서울 가락시장과 대전 도매시장 등에서 자체 시범사업으로 시행해 본 전자경매제가 위장경매 등 부조리를 방지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돼 올해부터 이를 전국에 걸쳐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형 핸드폰 모양의 무선응찰기를 사용하는 전자경매는 손가락 조작으로 응찰해 온 기존의 수지식 경매를 대체하게 된다.
농림부는 올해 이미 확보한 예산 60억원으로 전자경매를 도입하는 도매시장법인들에 각각 사업비의 70%(보조 20%, 융자 30%, 지방비 20%)를 지원하기로 했다.
농림부는 전자경매제를 본격 도입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경락가격정보의 실시간전파체계를 구축할 방침이어서 농산물시장도 정보화 물결에 본격 동참하게 될 전망이다.
전자경매 도입으로 현행 수지경매 과정에서 일고 있는 경매사와 특정 중도매인과의 유착, 불법 기록상장이나 경매후 가격조정등 경매부정 사례가 상당부분 근절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경매제도에 대해 농업인이나 소비자들이 갖고 있던 불신을 크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한 전자경매가 정착되면 도매시장별 농산물 반입량을 비롯해 경락가격 등 농산물 거래 기초자료를 종합, 분석해 이를 정보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전자경매를 도입한 D청과는 전자경매 이후 경매에 투입되는 인력을 종전보다 30%이상 줄이고 경매전과정의 업무를 전산으로 일괄처리할 수 있어 법인 경영에 도움을 얻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전문가들은 전자경매의 신뢰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지에서 농산물 포장을 규격화하고 등급별로 표준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경매후 속박이 등의 이유로 가격조정을 하는 일이 없도록 품질관리를 철저해 해야 한다.
이와함께 경매응찰자간의 구매경쟁이 약화돼 수지경매보다 농산물 가격이 하향조정되는 사례가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며 전자경매에 대한 시장내 일부 경매사와 중도매인의 거부감과 수지경매에 비해 더딘 경매진행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자경매=경매자체를 무선응찰기(리모콘)를 이용해 전자식으로 하고 그 결과가 전광판에 즉시 나타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일부 법인에서 도입한 경매는 수지식으로, 경매결과만 전광판에 표시하는 방식은 전자경매로 인정할 수 없다고 농림부는 정의하고 있다./정근호기자 gh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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