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들에 가식없는 사랑 듬뿍

“15년전 소방검사차 초등학교를 방문했다가 밝고 예의바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탬을 주고 싶었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시골 초등학교에 15년째 남모르는 도움을 주고 있는 소방공무원이 있다.

의정부소방서 방호과 진압1담당 홍재우씨(52).

홍씨는 지난 85년 11월 양주군청 민방위과 소방공무원 파견근무 당시 양주군 백석면 연곡리 연곡초교를 방문했다가 아이들의 환하고 예의바른 모습에서 자신의 어려웠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인연을 맺었다.

80년대 초 폐교된 동두천 송내초교를 지난 60년 졸업한 그에게 130여명 정원의 시골 초교는 더더욱 모교를 잃은 옛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이때부터 홍씨는 자비를 털기 시작했다. 86년 도서 100권을 기증한데 이어 매년 2∼4차례씩 한해도 거르지 않고 탁구대 배구공 등 체육용품과 학용품, 각종 악기 등을 기증해 왔다.

특히 지난 95년부터는 매년 소풍이나 현장학습에 필요한 관광버스 2∼3대를 제공, 전교생이 서울 경복궁 어린이대공원 용인 에버랜드 등을 관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오는 17일 이 학교 졸업식 때 장학생 등에게 제공할 영한사전 21권을 미리 준비했다는 홍씨는 그동안 묵묵히 지켜본 학생들의 진학에 예년때처럼 떠나보내는 섭섭함과 함께 잔잔히 느끼는 작은 보람에 그래도 행복하기만 하다.

이 학교 이진구 교무주임(53)은 “홍씨가 학교를 방문하면 아이들이 ‘소방관님 오셨다’며 기뻐하는등 인기만점이다. 6학급의 작은 시골학교이다 보니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홍씨를 가족같이 생각한다”고 말했다./의정부=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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