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빠른속도로 상승 수출비상

환율이 1천100원대로 떨어지는 등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절상돼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이같은 환율은 지난 97년 12월1일이후 2년2개월만에 처음으로 97년 국제통화기금체제에 들어가기 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97년중 달러당 900원대의 환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97년 12월24일 1천964원까지 치솟았다가 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다시 하락, 지난해 상반기에는 1천200원에서 유지했고 하반기에도 경상수지 흑자 확대로 환율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처럼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에서 비롯된 수급불균형에 가장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사기 위해 갖고 들어온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때문에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환율하락은 수출액 감소를 통해 기업수익에 영향을 미치고 환율이 하락할 때 단기간내 달러표시 수출단가의 변경이 어려워 단기적으로 환율하락폭 만큼 수출액이 줄고 수출채산성이 악화된다.

특히 일본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8엔으로 110원대에 육박하는 약세를 보여 해외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수출 및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환은경제연구소의 신금덕 동향분석실장은 “2∼3월엔 환율변동폭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환율이 단기적으로 1천150원까지 재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불안을 초래했던 대우채 환매사태가 해결되고 금융건전성이 복원되며 환율이 정상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당국은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의 급격한 하락이 국내기업들의 수출경쟁력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방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근호기자 gh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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