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해외연수

연천군민들이 지난 11일 연수라는 미명아래 4천5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가며 11박12일간의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지로 여행을 떠난 군의원들의 처사에 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말 사전에 연수(硏修)란‘그 분야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을 몸에 익히기 위하여 특별한 공부를 하는 일’로 풀이돼 있다.

그러나 공직자나 의회는 관광(觀光)이나 외유(外遊)를 수없이 하면서 언제나 ‘연수’나 ‘산업시찰’로 표현한다.

이런 포장된 용어속에 많은 공직자들이 군민들의 혈세로 국내·외를 관광한후 명목상의 연수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으나 그마저 제대로 된 것이 없고 그 보고서를 자료로 활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더욱이 관광 수지가 적자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 연수를 빙자, 관광에 많은 예산을 낭비하고 있어 공직자들의 양식마저 의심케 한다.

또한 군전역이 지난해 수해로 아직까지도 일부 주민이 영하의 날씨에 떨고있고 연천군은 도내 가장 적은 예산과 최하의 재정자립도(26.3%)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정이 이런데도 공식적인 경비만 미화 40만달러가 넘는 예산을 들여가며 14명이라는 많은 의원들과 직원들이 미주 연수를 떠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않는다.

그것도 의회의 국외여비가 모자라 집행부 예산까지 전용해 가면서 많은 인원이 함께 떠난 것은 연수가 아닌 해외 관광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연수라는 미화된 포장속의 해외 관광으로 인해 자칫 그늘진곳에서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많은 공직자들이 이들과 똑같이 비춰질까 자못 염려스럽기만 하다.

/연천=장기현기자 khj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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