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놀이속 조상의 지혜와 재치

대보름에는 복과 풍년을 기원하며 액을 떨치기위한 다양한 민속놀이가 펼쳐졌다. 산업의 발달과 함께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조금 나이가 든 사람들은 많은 추억을 갖고있다. 정월대보름의 대표적인 민속놀이 몇가지를 소개한다.

▲달맞이=달맞이는 정월대보름날 만월을 보고 소원을 빌거나 농사일을 점치는 풍속. 가장 먼저 대보름달을 보는게 좋다고해서 너도 나도 다투어 뒷동산에 올라 달을 맞았다. 휘영청 밝은 달을 보면서 농부들은 한해 농사가 잘 되기를 빌었고, 처녀 총각들은 시집 장가들기를 바랐으며, 부모들은 과년한 자식들의 배필이 나타나 주기를 기원했다.

이때 대보름날 빛을 따라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했다. 달빛이 붉게 보이면 그해는 가뭄이 들고 빛이 희면 장마가 들 징조, 빛이 밝으면 풍년이고 빛이 흐리면 흉년이 들 징조라고 했다.

▲지신밟기=정초부터 대보름 사이에 동네 농악대가 집집마다 돌며 흥겹게 놀아주며 축원을 해주는 놀이로 마당밟기·걸립(乞粒)으로도 불린다.

지신(地神)을 달래고 잡신과 악귀를 물리쳐 마을과 각 가정의 안녕과 풍년·풍어를 기원하는 의미를 갖고있으며, 각 가정을 돌면서 모은 쌀이나 돈은 다리를 놓거나 마을 제사를 지내는 비용에 보태는 등 마을 공동기금으로 사용한다.

▲쥐불놓이=각 지방에 따라 첫 쥐날(上子日), 14일 또는 15일 밤에 행해지며 논두렁에 불을 놓아 그해의 풍년을 기원한다. 이렇게 쥐불을 놓으면 논두렁이 여물어지고 논의 물이 스며나가지 않아 벼농사가 잘된다고 하며 쥐를 쫓는다고도 한다. 또 보름날 낮에 콩 심을 밭에 불을 피우고 ‘새삼밭에 불이야’ ‘대보름날 쥐불이여’라고 외치기도 한다.

▲달집 태우기=동네 언덕이나 뒷산에 모여 대보름 달이 떠오르면 가지고 온 짚이나 솔잎을 태우기 시작한다. 불이 타오르면 주위에서 농악을 치며 불이 꺼질 때까지 춤을 추면서 흥겨운 시간을 갖는다. 이때 청소년들이 이웃마을과 횃불싸움을 하는 수도 있고 ‘망울이’라고 외치면서 이웃 마을의 불길과 어느 쪽이 더 높이 올라갔나를 판단하여 승부를 가리기도 한다. 달집 태우기는 풍요의 상징인 달과 신성의 표시인 불을

내세워서 밝고 넉넉한 새해를 맞되 그것을 싸워 이겨 보다 확실하게 자기것으로 다짐하려는 소망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횃불싸움과 일맥상통 한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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