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 달이 가장 가득 찬다는 정월대보름에는 음식을 통해 한해의 액(厄)을 막고 복을 구하는 관습이 있다.
부럼을 깨고 귀밝이술을 마시는 풍습외에도 무병과 장수를 기원하는 민속신앙이 반영된 보름식단은 한겨울 동안 부족되기 쉬운 여러가지 비타민과 단백질, 무기질을 공급해주는 영양분을 배려한 지혜도 담겨있다.
대보름 음식인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오곡밥=대보름 전날 찹쌀 멥쌀 팥 수수 콩 차조 기장 등을 섞어 오곡밥을 짓는데 하루에 아홉번을 먹어야 좋다고 했다.
화합의 의미를 담은 오곡밥은 솥에다 짓는 것보다 시루에 찌는 것이 맛이 있다. 2∼3 식구의 적은 밥을 시루에 안치기는 번거롭지만 식구가 많을때는 시루에 쪄서 밥을 짓는 것이 실패할 염려가 적다.
찹쌀 멥쌀 수수 검은콩은 씻어서 불렸다가 쓰며 차조는 불리지않고 씻어서 바로 건져둔다. 또 팥은 미리 푹 삶아 준비한다.
시루에 오곡밥을 지을 때는 먼저 시루밑을 깔고 쌀과 잡곡을 섞어 가운데를 비워두고 안쳐 찐다. 쌀이 익었을 무렵 소금물을 고루 뿌려가며 아래 위를 뒤적인뒤 다시 뜸을 들인다.
솥에 오곡밥을 지을때는 평상시보다 밥물을 적게 잡으며 차조는 따로 두었다가 밥이 뜸 들기 시작할 때 넣는다. 식성에 따라 밤 대추 등을 넣기도 한다.
▲묵은 나물=여름과 가을에 말려두었던 가지 시래기 박나물 토란대 호박고지 산나물 등과 숙주 콩나물 무나물 등 9가지 나물을 삶거나 볶아 먹는데 이것을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묵은 나물중 산나물과 시래기는 삶아서 약 하루동안 물에 담가 우리며 호박이나 가지는 물에 불려서 쓴다. 토란대는 쪄서 말린 것이면 물에 불려 쓰며, 생것을 말렸다면 살짝 삶아서 쓴다.
준비된 나물들은 각각 파 마늘 다진 것과 청장으로 간을 하고 참기름에 무쳐 간이 배도록 잠시 두었다가 볶는다. 냄비나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취나물 토란대 시래기 등은 물을 조금 붓고 뚜껑을 덮어 뜸을 들인다. 꺼낼때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맛을낸다. 물대신 육수나 깻국물(들깨나 참깨에 물을 악간 붓고 분마기에 갈아 만듦)을 넣어 볶으면 한결 맛있다.
나물을 접시에 담을 때는 밝고 어두운 색을 고려해가며 한그룻에 옆옆이 담는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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