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풍어제가 지니고 있는 역사성과 문화적 특수성을 널리 알리고 먼 후대에까지 지속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창립된 사단법인 서해안풍어제보존회(대표 김금화)의 창립대회와 이를 기념하는 공연이 26일 오후 4시 인천 오림포스호텔 1층연회석 에메랄드홀에서 경기일보 후원으로 열린다.
서해안풍어제보존회는 서해안 풍어제를 비롯한 무(巫)전반의 무형 문화재가 당대의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을 지양하고 계속적인 전수자 양성을 통해 우리 고유의 문화가 자손 대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창립되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는 일찍이 바다에서의 여러가지 사고를 막고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를 열어왔다. 풍어제는 깊은 밤에 마을에서 뽑은 한두 사람의 제관에 의해 지내는 유교식 제의와는 달리 기예가 뛰어난 사제무에 의해 하루 또는 이삼일씩 온 주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춤과 노래를 즐기며 축제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점이 특징이다. 웅진 지방의 대동굿과 연결되면서 이루어지는 서해안의 배연신굿은 대표적인 풍어제이다.
대개 풍어제는 3개의 과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산에서 산신을 맞이하는 당굿과 마을을 돌며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만복을 비는 대동굿, 그리고 바닷가에서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굿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풍어제에는 마을 사람들의 그간의 갈등을 풀어나가며 자연스럽게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하면서 협조를 이끌어내는 자발적인 참여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사람들의 안녕과 풍어를 신에게 기원하고 다함께 참여하여 의식을 거행하면서 마을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서해안풍어제에는 이런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잔치와 서해를 둘러싸고 전개된 역사의 아픔을 함께 풀어내는 의식이 담겨져 있으며 여기에는 춤과 노래와 악기 등의 구성진 가락, 해학이 담긴 사설과 연기가 어우러져 우리 문화의 종합적인 예술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서해안풍어제보존회의 대표는 19세의 어린 나이로 대동굿을 주관하며 큰무당의 길을 접어들었던 중요무형문화재 제82-나호 기·예능보유자인 김금화씨(80)가 맡았다. 그는 천시받고 항상 뒷전이던 굿을 우리 전통의 문화예술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사단법인 서해안풍어제보존회는 전통민족문화특수대학 설립의 일환으로 전수관을 건립하고 2002년 월드컵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한편 전통민속문화마을 조성과 전통민족문화 국제교류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1부 창립대회에 이어 마련되는 2부 기념공연에선 서해안풍어제보존회 준비위원인 인하대 최원식 교수의 강연과 서해안풍어제이수자 김경란씨의 ‘살풀이춤’, 국악인 김동호씨의 흥겨운 경기소리 ‘대감놀이’가 공연한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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