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 가리비 조개장식 발견

사람 얼굴을 새긴 기원전 18세기경 신석기시대 가리비 조개장식이 서해 중부의 인천시 옹진군 덕적군도(德積群島)에서 발견됐다.

조개 껍데기에 눈을 표시하는 구멍 두 개를 뚫어 사람얼굴을 나타낸 이 장식은 한반도에서는 희귀한 신석기시대 미술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사실은 서울대박물관(관장 최몽룡)이 지난 98년 2월부터 7월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덕적군도에 대한 현지조사 결과를 담은 ‘덕적군도의 고고학적 조사연구’라는 조사보고서를 최근 간행함으로써 공개됐다.

이 보고서 겉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가리비 조개장식은 덕적군도를 형성하고 있는 수십개 크고작은 섬 중 하나인 소야도(蘇爺島) 조개무지(패총)에서 발견됐다.

더구나 이 조개장식을 출토한 소야도 숯덩이를 최근 각광받고 있는 최첨단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인 AMS로 분석한 결과 그 중심연대가 신석기시대인 기원전 1720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AMS란 이온빔 질량분석가속기(ACCELERATOR MASS SPECTROMETRY)의 약어로 방사성동위원소 분석을 위한 가속기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서울대 기초과학교육연구공동기기원에 1대가 있다. 특징은 기존 탄소연대측정법에 비해 극소량으로도 훨씬 짧은 시간에 연대측정이 가능하다.

가리비 조개장식과 함께 이번 조사결과 덕적군도 여러 섬 중 조사대상 6개 유인도(有人導)에서 모두 신석기시대 패총을 찾았으며 특히 가장 큰 덕적도에서는 청동기시대 유물인 고인돌과 돌화살촉을 발견했다.

또 여기서 수습된 동물뼈를 분석한 결과 돼지와 농어, 강치가 확인됐으며 더구나 이들 뼈에 예리한 도구를 댄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 살았던 선사인들이 이들 동물을 사육, 혹은 사냥해 식량으로 사용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조사결과는 덕적군도에 기원전 20세기경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를 거쳐 철기전기시대(BC 300∼1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살았음을 의미한다.

최몽룡 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덕적도를 비롯한 서해중부 도서지방이 문화발달의 지체장소가 아니라 문화변동이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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