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자 돌보는 오산 성심동원

“혼자 몸으로는 먹지도 걷지도 못한채 숨쉬기 조차 힘겨워 보이던 신형이가 선생님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대견한 모습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기쁨과 함께 그간 원망의 눈으로만 바로보던 세상에 대한 편견도 버리게 됐습니다.”

염색체 변이로 다운증후군(Down’s Syndrome)이란 지체장애를 가진 신형군(6)을 지난해 3월 사회복지시설인 성심동원에 맡겼던 아버지(38)가 그해 여름 성심소식지에 실은 감사의 글이다.

오산시 가수동 소재 성심동원(원장 김연순·80)에는 이렇듯 뇌성마비 자폐증 등의 지체장애를 가진 원생들이 126명이나 된다.

성심동원은 지난 57년 육아시설로 인가를 받은뒤 81년 정신지체시설로 바뀌어 특수교육기관인 성심학교를 설립한데 이어 89년 정신지체아들에게 기술교육을 가르치는 성심보호작업장을 신설한 비영리 사회복지법인.

여기엔 원생들을 먹여주고 씻겨주는등 엄마 노릇을 하며 24시간 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동고동락하는 11명의 생활교사들이 박봉속에서 사명감을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IMF한파 이후 독지가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성심동원은 예전의 화기애애 했던 분위기가 사라지는등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더욱이 원생들의 자활의지를 북돋우며 일생을 바쳐 온 김원장이 2년전 심장병 수술후 건강을 잃은 노년의 몸으로 자리에 눕는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노는 원생들을 떠올리며 김원장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창문을 내려다본다./오산=조윤장기자 yj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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