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정보통신에 이어 생명공학이 21세기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복제 양과 소를 만들어낸데 이어 인체 유전자 비밀마저 속속 밝혀지면서 선진국과 국내 기업들은 앞다퉈 차세대 황금시장인 생명공학산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셀레라 제노믹스라는 미국 벤처기업이 인간 유전자 염기배열중 90%이상을 해독하는 등 유전자 연구가 급진전 되면서 참여 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 97년 생명공학분야의 세계 시장규모는 313억달러로 90년의 44억달러에 비해 7년사이에 8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2000년에는 540억달러, 2003년 740억 달러, 2013년엔 2천100억달러로 예측되는 등 광속에 가까운 고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이 세계 생명공학시장을 놓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으며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도 생명공학육성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총 2천14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키로 하는등 21세기 핵심산업인 생명공학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으며 벤처기업들이 속속 생명공학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해외현황
세계 각국은 미래를 연구·개발하는 중요 대상분야로 생명공학을 꼽고 있다.
특히 미국은 초창기 민간주도의 자유방임형 기술개발정책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연방정부 차원의 생명공학 육성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컨설팅 전문업체인 어네스&영의 ‘99년 유럽 생명공학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8년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은 1천283개사로 전년에 비해 9개사가 증가했지만 이들 업체의 매출은 158억달러를 기록, 지난 97년 136억달러에 비해 16% 증가했다.
정부주도로 생명공학 연구개발을 추진중인 일본은 지난 96년 정부의 과학기술 5개년 발전계획에서 생명공학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확정하고 지난 97년 5월께 생명공학정책의 근간을 제시한 ‘라이프 사이언스 연구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일본은 향후 5년간 2조엔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연간 1조원대의 생명공학시장을 2010년 25조원대의 시장으로 키울 방침이다.
유럽의 지난 98년 생명공학 기업은 전년보다 14% 증가한 1천178개로 나타났고 총매출은 36% 늘어난 37억달러에 달했다.
독일은 지난 95년만해도 생명공학기업은 80여개사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00개이상에 달한다.
독일 과학기술성은 생명공학을 21세기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로 인식해 뮌헨, 뒤셀도르프, 하이델베르그 등 3곳을 3대 생명공학 모델지역으로 선정하고 향후 5년동안 5천만마르크(290여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은 국가발전을 위한 7대 주요 기술분야의 하나로 생명공학을 선정했으며 83년 국가생명공학발전센터(CNCBD)를 설립, 연구비 지원과 생명공학 연구활동을 조정하고 있다.
▲국내현황
대기업과 제약회사들이 생명공학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분야에 뛰어드는 벤처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생물산업협회에 가입한 바이오 벤처기업은 70여개사며 이중 15개사가 지난해 창업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보육센터에 입주한 생명공학 기업도 30여개에 이르고 있고 생명공학연구소에도 1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또 춘천 생물산업벤처기업 단지에도 기업이 들어오고 있다.
현재 벤처기업들의 사업분야는 의약을 비롯해 환경, 식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중 92년 설립된 바이오니아는 가장 탄탄한 기반을 확보한 기업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바이오니아사는 유전자 정보를 밝혀내 이를 의약품 개발이나 농작물 개량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전자 증폭시약 등 다양한 시약을 개발했고 유전자 분석장비인 DNA칩 빌더와 4천개 정도 DNA를 한꺼번에 추출할 수 있는 유전자 추출장치 등을 개발했다.
인간유전체계획이 2∼3년내 완료되면 이 회사의 제품 개발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코스닥에 등록하는 마크로젠은 서울대 유전자이식연구소가 모체가 되어 탄생한 기업으로 한국인의 유전자 특성을 규명, 질병 치료로 연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마크로젠은 DNA칩과 SNP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용 생쥐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미생물에 특화한 인바이오넷, 바이오식품을 개발하고 있는 썰바이오텍, 생명공학 의약품업체인 뉴로테크 등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벤처기업들이 이미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 생산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기업들은 초보단계에 있다.
우리나라의 생명과학 기술은 그동안 적극적인 연구개발투자로 크게 신장됐으나 연구개발투자총액은 미국의 1개 대기업 수준에 불과해 국가경쟁력 제고측면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지난 25일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를 열어 2천140억원의 연구비가 투자되는 2000년도 생명공학육성시행계획을 확정하고 21세기 핵심기술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생명과학연구를 선도해 나가기로 했다./이관식기자 k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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