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와 개미

4·13총선의 후보자 등록기간은 아직 멀었지만 각 정당의 공천자는 이미 다 결정됐다. 정당활동 형태의 선거운동은 이미 시작된거나 다름이 없다. 이런 가운데 유권자들을 현혹하는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것은 공명선거를 위해서는 심히 유감이다.

의정활동 보고를 통하거나 정당활동을 통해 사실상의 선거운동이 시작된 것은 무소속 후보예정자들은 불공평하다 할지 모르지만 실정법상 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틈타 흑색선전을 일삼는 풍토는 경계해야 마땅하다는 것이 시민들의 중론이다.

특히 거물급이 용호상박(龍虎相搏)을 벌일 것으로 예정된 선거구의 경우 이같은 폐단이 더욱 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당이란 정당은 이곳저곳을 다 거친 전형적인 철새 정치인이 가장 지조있는 정치인 것처럼 둔갑해 보이는가 하면, 자기과시를 점잖치 않은 일로 여겨 개미처럼 말없이 지역사회 발전에 묵묵히 공헌한 과묵한 정치인은 아무 일도 안한 것처럼 매도당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많은 유권자들이 개탄하고 있다.

그야말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이샴 법칙이 횡행하고 있지만 인간, 더더욱이 선량은 화폐가 아니므로 악화와 양화의 자질은 유권자의 심판에 의해 구별될 것으로 보는 것이 이번 제16대 총선인듯 하다.

좀더 그럴듯한 명분있는 이슈의 대결양상이 되지 못하고 그저 뒤로 상대를 헐뜯는 흑색선전은 사실을 왜곡하며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특성이다. 상대를 비판하더라도 책임있는 자세로 떳떳이 나서지 못하는 것은 자기결함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선거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이젠 통하지 않는 구태에서도 구닥다리 구태에 속한다. 공명정대한 선거풍토 조성을 바라는 지역사회의 소망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할 것이다.

/평택=이수영 <제2사회부> sy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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