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종합지 다리 2000년 봄호로 복간

1970년대 초반 자유·민권의 수호와 민족 활로의 개척을 위해 정론직필에 앞장섰던 시사종합잡지 ‘다리’지가 2000년 첫 봄을 맞아 계간‘다리’로 복간됐다.

당시 ‘오적’ 필화사건의 주역이었던 김지하시인의 희곡 ‘구리 이순신’과 풍자시 ‘앵적가’ 등을 비롯해 한승헌, 리영희, 김동길 등 당대의 쟁쟁한 논객들의 뜨거운 쟁점을 내장한 논문을 꿋꿋이 실어 지식인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1971년 ‘4·27대통령 선거’를 두달 앞두고 일명 ‘다리誌 필화사건’으로 권력의 감시를 받으면서 문학평론가 임중빈이 1970년 11월호에 학생의 날 특집으로 쓴 논문 ‘사회참여를 통한 학생운동’이 반공법 위반혐의로 필자와 발행인 등 3명이 구속되는 고초를 치루기도 했다.

이번에 복간된 계간 ‘다리’는 국내 최고의 필력가들이 참여, ‘실천가능한 개혁’을 화두로 수준높은 담론을 펼치는 시사종합지를 지향하고 있다.

함세웅신부가 쓴 권두시론 ‘김대중대통령께 드리는 글’은 국민의 정부출범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드러나는 역기능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 함 신부 특유의 직언을 느낄 수 있다.

긴급기획‘빈곤은 계속된다’에서는 현행 복지정책의 개선방안을 점검한 ‘빈곤인구 1천만명, 우리시대 빈민들은 어떻게 살아가나(류정순)’와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를 이론적으로 정리한 ‘평등이란 무엇인가(박호성)’,‘자유의 평등에 대한 성찰:불평등의 재검토(박영호)’ 등이 실려있다.

또 ‘21세기를 전망한다’라는 주제로 마련된 특집Ⅰ은 한국의 정치, 경제, 언론 등을 다루고 있으며, 특집Ⅱ ‘21세기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에서는 곽병선 한국교육개발원장 등 6인이 우리 교육의 현실을 현장사례를 짚어가며 심도있게 파헤쳤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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