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진실게임'

10대들이 인기연예인에게 환호하고 추종하며 심지어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18일 개봉되는 ‘진실게임(김기영감독)’을 보면 그 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인기 댄스그룹 ‘듀스’의 멤버였던 가수 김성재씨의 죽음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극중 인기가수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풀어나가는 영화이다.

‘박수부대’ ‘오빠부대’로 불리는 펜클럽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위해 카메라 렌즈는 10대들이 사는 방식과 그들의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인기연예인에 대한 맹목적 집착과 소유욕, 시기와 질투 등으로 똘똘 뭉친 사춘기팬클럽의 실태를 고발하고 동성애 등 ‘또래’ 소녀들의 심리도 드러내 보여준다.

“오빠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래서 죽였어요”

영화는 17살의 여고생, 한다혜(하지원)가 범인임을 자처하며 경찰에 자수하면서 시작된다.

인기가수 조하록을 살해했다고 그가 숨가쁜 전화 목소리로 자수하자 경찰은 곧 살인사건 진상규명에 나선다.

40대 조 검사(안성기)는 처음에는 범인이 자수한 만큼 별문제가 안되는 살인사건을 떠맡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다혜의 진술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고 보고조하록 주변인물로 수사를 확대한다.

“검사님은 매일 대통령과 통화하고, 악수하는 사진이 잡지에 난다면 싫겠어요?”

하지원의 이 극중 대사를 통해 기성세대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10대들의 세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대목.

조하록 매니저는 10대 소녀들의 이런 맹목성을 이용해 탐욕을 숨기지 않는 기성세대의 표상으로 그려진다.

청소년을 스타 마케팅에 동원하는 개체쯤으로 여기는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10대문화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피의자 신분임에도 민완검사를 때로 조롱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두뇌싸움을 벌이는 깜찍하고도 당돌한 다혜 역의 하지원과 검사로 나오는 안성기의 연기가볼만하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