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빗장여는 광주비엔날레

이념과 국가·종교와 인종·각양각색의 문화를 둘러싼 현대의 복잡한 사상과 문화지형을 미술어법으로 풀어내는 광주비엔날레가 오는 29일 제3회 대회의 빗장을 활짝 연다.

새 천년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2000광주비엔날레는 6월7일까지 71일간 광주광역시 중외공원 문화벨트 일원에서 개최된다.

‘인(人)+간(間)’을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전세계 46개국에서 247명의 작가가 참가해 모두 394점을 전시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예술적 재해석과 발언을 시도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비엔날레는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아 열리는 것으로, 인간 억압과 모순현상이 비극적으로 나타났던 역사현장에서 미술작품으로 그 극복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최 측은 전시, 축제, 영상을 이번 비엔날레의 3대축으로 하되 그 핵심인 전시는 본전시와 특별전으로 나눠 주제의미를 최대한 살려나가게 된다.

본전시의 경우 한국·오세아니아, 북미, 중남미, 아시아, 유럽·아프리카등 5개 권역으로 나뉘며 김홍희, 토마스 핀켈펄, 김유연, 다니 아라타, 르네 블록등이 커미셔너로 전시기획을 맡았다. 이들 권역 사이사이에는 오광수 비엔날레 총감독이 기획한 특별코너가 마련돼 각 전시를 묶는 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특별전은 ‘인간과 성’, ‘예술과 인권’, ‘한·일 현대미술의 단면’, ‘북한미술의 어제와 오늘’, ‘인간의 숲 회화의 숲’ 등으로 꾸며지고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영상전에서는 ‘상처’를 주제로 5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주최 측은 올해 전시가 ‘아시아성’을 중심에 둬 유럽지향의 기존 미술흐름에서 과감히 탈피하는 한편 ‘광주성’이라는 독특한 지역정서와 예술적 전통은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킬 예정이다.

예컨대 본전시 아시아 권역의 경우 종전과 달리 별도 장소가 할애됨은 물론 본전시장의 요처인 첫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반면 유럽·아프리카 권역 전시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중부유럽국가 작가가 의도적으로 배제된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핀란드 등 아프리카, 중동, 북유럽 작가들이 대거 초청됐다.

본전시 참가 한국작가는 김호석, 윤석남 씨 등 9명으로, 이중 김씨는 4.19혁명에서 부마항쟁, 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에 이르는 일련의 한국민주화운동사를 파노라마 형식의 연작으로 출품하게 된다.

이번 비엔날레는 또 다니 아라타 씨가 본전시의 아시아 권역 커미셔너를 맡고 하리우 이치로 씨가 특별전 ‘예술과 인권’의 큐레이터로 나서는 등 비엔날레 사상 최초로 2명의 일본인 전시기획자가 참가해 눈길을 모은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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