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양시 공무원들에게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지난 98년부터 수백여 안양시 공무원들이 감축되는 과정에서 시직원들 사이에서 팽배해진 ‘너는 너 나는 나’ 분위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공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사이는 어려운 근무여건과 과중한 업무에 임하면서 정규직·기능직 등 직급을 떠나 끈끈한 정으로 뭉쳐진 친분관계로 이어져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수십년동안 공직에 몸담아오다가 서류 한장으로 쓸쓸히 집으로 향하는 직원들과 감축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직원들 사이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관계와 더불어 생전 알지도 못하는 남의 일로 평가절하까지 하는 삭막한 인간관계로 변모해버렸다.
특히 이런 분위기는 현재 구조조정에 따라 1단계 207명, 2단계 156명 예정으로 자연감소되고 있는 정규직들과 시의 방침으로 일방적으로 감축되고 있는 기능·일용직들사이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는 31일로 감축되는 17명의 청경들을 지켜보는 대다수 정규직공무원들의 모습은 그동안 수십년동안 궂은 일을 도맡아 해오던 동료가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방침에 따라 결정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일방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개인주의가 만연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다수 안양시 공무원들이 앞으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참뜻을 받아들여 어쩔 수 없는 변모된 사회현상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떠나가는 동료에 대한 따스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안양=이용성 <제2사회부> leeys@kgib.co.kr 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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