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 바로보기 100년 출간

오늘날 정론지를 자임하는 한국 언론의 과거의 모습은 어떠했을까?1920년 한국의 대표적인 두 신문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창간된 이후 국내 언론은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 미군정기, 군부쿠데타, 군사독재 등 질곡된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최근 출간된 ‘한국 언론 바로보기 100년’(도서출판 다섯수레)은 질곡된 근·현대사를 통해 거대 권력으로 성장한 한국 언론의 지난 세기를 되돌아보고 우리 언론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한겨레신문 초대사장인 송건호씨와 최민지 박지동 윤덕한 손석춘 강명구씨 등 전직 기자 및 언론학자들이 공동저술한 이 책은 우리 언론의 왜곡되고 미화된 모습을 비판적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

오늘날 ‘정론지’를 자처하는 언론들이 군부독재 하에서 왜곡과 곡필을 일삼음으로써 정치 제도의 틀을 확보하고 언론 자본으로서의 위치를 차지한 현상에 대해 가차없는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저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언론의 모순은 언론인들의 주체적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말하고 있으며 오늘날 언론 개혁이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언론 권력 자신이 개혁의 법제화를 가로막는데 있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그들 스스로 언론계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속한 세계의 부끄러움을 서슴지 않고 고백하고 있다.

황국신민서사(皇國臣民誓詞)를 강요했던 언론이 어떻게 민족지로 자임해왔는지, 반공 이데올로기를 통해 어떻게 친일파의 주구 노릇을 해왔는지, 군사 정권에 대한 찬양을 거듭하던 언론이 어떻게 군사 정권의 최대의 희생자가 됐는지를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맺음말에서 폐쇄적이고 전제적인 권력밀착형의 언론구조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운동을 통해 언론 권력에 대항하는 것뿐 아니라 수용자 주권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 공공영역이라는 토론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책은 ‘한말-일제하 민족과 언론’ ‘미군정하의 언론’ ‘이승만 정권하의 언론’ ‘박정희정권하의 언론’ ‘1970년대 유신 독재와 민주 언론의 말살’ ‘전두환 정권하의 언론 ‘언론 권력의 출현과 언론개혁운동’ ‘맺음말-언론 자유와 언론 권력을 위한 쟁투의 역사’ 등으로 구성돼 20세기 언론성장사를 망라하고 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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