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名山)은 대찰(大刹)을 품고있고 대찰은 고승(高僧)을 낳는다던가.
반대로 고승이 명찰을 만들고 명찰이 산의 이름을 높이기도 한다.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 지 1천600여년 동안 숱한 고승들이 산사에서 깨달음을 얻었고 이들이 밝힌 법등(法燈)은 민중의 등불이 되어 민족사를 지켜왔다.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황원갑 서울경제신문 문화부장은 최근 고승 25명의 생애와 사찰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고승과 명찰’(책이 있는 마을)을 펴냈다.
신라에 불교의 씨를 뿌린 아도(阿道)화상과 구미 도리사를 비롯해 이차돈(異次頓)의 순교 얼이 서려있는 경주 백률사, 민중불교의 새벽을 연 원효대사와 경주 분황사, 대각국사 의천과 보조국사 지눌의 법맥이 살아 있는 순천 선암사와 송광사, 사명당의 호국정신이 숨쉬는 밀양 표충사 등의 내력이 마치 현장을 보는 것처럼 자세하고 알기 쉽게 쓰여 있다.
또한 경허·용성·만공·만해·경봉 등 근세 이후의 고승들과 함께 부설거사와 김시습 등 고승 못지 않게 뚜렷한 업적을 남긴 재가불자(在家佛者)들의 발자취도 빼놓지 않았다.
주인공들의 영정을 담은 화보와 사찰 경관 및 각종 문화재 사진도 곁들여 놓아 지상으로만 사찰순례를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어보이며 몸소 답사를 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주변의 그림지도도 실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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