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경중 하나인 북지상련

수원 팔경중 하나인 ‘북지상련(北池賞蓮)’과 수원 추팔경중 하나인 ‘석거황운’(石渠黃雲)은 모두 만석거(萬石渠)를 가리키는 말이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 위치한 만석거는 정조 19년(1795)에 축조된 것으로 주구정방죽, 방죽연 일명 북지(北池)라고도 불려졌다. 원래 이곳엔 교구정(交龜亭)이 있었는데 음이 와전되면서 만석거라 불렸다는 설도 있다. 교구정은 화성유수가 바뀔 때 신관이 가진 거북돌 반쪽과 구관의 거북돌 반쪽을 이곳에서 맞대어보고 교체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몇 십년전만 하더라도 연꽃이 만발했던 이곳을 기억하고 있다.

옛 문헌에도 경북 상주의 공갈못, 수원의 방죽연, 전주의 덕진지, 해주의 부용진을 전국 연꽃 4대 서식지로 꼽을 만큼 이곳의 연꽃은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그래서 이곳을 수원팔경 중 하나인 ‘북지상련’이라고 했다.

‘화성성역의궤’에 실려져 있는 영화정도(迎華亭圖)에는 만석거 물위에 떠있는 배와 주변의 버드나무·소나무 풍경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채 영화정이 정면에 보이며 ‘만석거(萬石渠)’‘여의교(如薏橋)’라고 새긴 표석도 확인 할 수 있다.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물결 이룬 만석거 주변 풍경은 석거황운(石渠黃雲)이라 하여 수원추팔경 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산업화에 따른 각종 폐수가 유입되면서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던 연꽃, 심지어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던 이곳에서 ‘북지상련’‘석거황운’이라 불리던 옛 선인들의 칭송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각종 환경오염으로 이젠 이름만 무성한 이곳을 옛 모습으로 되돌리자는 범시민적 운동이 일어났다.

수원지역의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주죽이 된 ‘아름다운 수원만들기 추진위원회’(공동대표 조성관·박희영)’가 환경오염으로 훼손됐던 만석거를 복원하여 환경친화적인 수원의 이미지를 재고하고 수원의 대표적인 명소로 키운다는 취지로 지난 16일 오후 1시 만석거에서 ‘북지상련 복원을 위한 연꽃 식재 행사’를 가졌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속에 이루어진 이날 행사에서 추진위원장인 조성관 스님은 “북지의 연꽃은 대동(大同)의 정치사상과 효심을 상징하는 꽃으로 수원사람은 물론 전국적인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수원정신을 대표해 왔다”면서 “그러나 아름답던 자태가 사라진 것은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화 물결의 이면인 민족적 자아의 상실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더러운 연못에 뿌리를 내려 살면서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모든 사람들이 연꽃처럼 청정한 삶을 살아갈 때 이 세상이 바로 설 수 있으며 우리는 이제야 비로소 우리의 후손에게 정조가 염원했던 인간에 대한 보편적 사랑과 효심을 전하게 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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