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변하면서 우리들의 주부상도 점차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 해도 우리의 전통 충·효·예를 떠받들고 있는 정신은 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 1984년부터 16년간 전국주부교실 경기도지부를 이끌어 온 김혜경 지부장의 뒤를 이은 박청자 신임지부장.
지난 1971년 사단법인 전국주부교실 중앙회 창립이후 네번째로 경기도지부를 맡게 된 박지부장은 워낙 심성착하고 마음 여리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일찌감치 박청자씨를 지부장 감으로 낙점해 두었던 김혜경 지부장과 주변 회원들은 박씨의 심성과 성품을 잘 알고 있었던 터였기에 그를 차기 지부장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뜻을 모으고 있었다.
박지부장은 오래전 부터 이러한 권유를 받아왔지만 그동안 이를 극구 사양해 오다 결국은 수락하게 됐다. 결코 큰 짐을 지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김지부장이 잘 이끌어 온 도지부에 행여나 누를 끼칠까하는 우려감에서 선뜻 나서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지난 1975년 전국주부교실 용인군 지부장을 맡으면서 그는 자신이 모범을 보여야 다른 주부들도 따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직접 서예, 다도, 예절 등을 배웠다. 그 덕에 붓글씨 실력은 큰 대회에서 입상할 정도의 수준이며 다도, 예절도 각종 자격증을 취득해 여기저기에 강사로 활동하는 수준이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 1985년과 1988년엔 효행상을 수상한 바 있고 1990년에는 용인군 여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많은 여성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결혼해서 남편과 시부모 잘 모시고 아이들 훌륭히 키워내는 것이 여자의 가장 큰 몫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던 때 여성이 사회의 한 개체로써 가정은 물론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까지 인식을 확대시키게 만든 것이 바로 주부교실이었습니다”
지금은 여기저기에 많은 여성교육기관들이 생겨나 단순한 취미교육에서부터 전문 교육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당시의 정서로 여성교육이다, 여성운동이다 하는 것은 일부에서 ‘할 일 없는 여자들이 설치는 것’이라고 까지 비하했었다. “당시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없었다고는 할 수 없겠죠. 그렇지만 우리는 이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인식시켜 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훌륭한 가정을 만드는 것도 어떻게 보면 사회를 위한 많은 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요즈음 주부들을 보면 예전의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한다는 그는 앞으로도 우리의 전통을 알고 현대와 조화를 이뤄나가는 현명한 주부들이 될 수 있도록 주부교실이 앞장서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날 가정 안팎으로 인정받는 우리 주부들의 모습은 30여년 동안 주부교실이 일구어낸 성과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새로운 활력을 느낄 수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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