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넓게 펴고 숨을 크게 내쉬세요”“화장실도 갔다 오고 바지도 추스리세요”
마냥 어리광만 피울 것 같았던 코흘리개들이 가벼운 맨손체조를 마친 뒤 선생님, 어머니들과 함께 거리를 달렸다.
인천시 동구 송림2동 소재 샛별유치원이 어린이날을 맞아 4일 오전 실시한 ‘병아리 단축마라톤’.
송림2동 박문로터리를 출발, 송림로터리를 거쳐 유치원으로 돌아 오는 1㎞ 남짓한 거리가 이날 코스.
마라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경찰도 구간구간마다 의경과 순찰차를 배치했고, 소방서 119구급대 차량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1시간 남짓 걸린 이날 마라톤에 낙오한 어린이들은 단 1명도 없었다.
이들은 오전 11시30분께 유치원에 도착, 고사리같은 손으로 어머니 가슴에 꽃을 달아 드렸다.
오랫만에 청바지와 붉은 티셔츠 차림으로 함께 달렸던 어머니들도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으며 반나절만에 훨씬 으젓해진 아이들을 대견스러워했다.
샛별유치원 김인영원장은 “요즘 어린이들이 너무 허약한것 같아 걱정이 많았는데 오늘 보니 꼭 그렇치만도 않은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 유치원 어머니들은 평생 21세기 첫 어린이날에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하게 됐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