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속내

19일 오전 광주군의회 제82회 임시회가 열린 군의회 대회의실은 보이지 않는 공무원들의 성토장이 됐다.

군정에 대한 질의·답변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17∼19일까지 3일간에 걸쳐 방청석은 속내를 풀지못해 답답해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이 역력했다.

“우리부서의 답변순서와 관계없이 3일동안 의정활동에 얽매여 일도 못하고 이게 뭐야? 일이 태산인데… 사무실에 갔다올께” “욕먹지 말고 그냥 있어” “일은 어떻게 하라고?”방청석 이곳저곳에서 2∼3명씩 머리를 맞댄채 공무원들은 수군거렸다.

3일간 방청객을 채우고 있는 방청객은 다름아닌 모두가 민원을 처리해야 할 군청 산하 각 실과소 담당들.

이들은 의원들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의정활동이 벌어지는 대회의실을 마냥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말인즉 의원들과 집행부간에 이미 질의·답변서를 모두 서면으로 교류한 뒤라 단지 읽는 요식행위에 불과해 업무까지 팽개치고 방청석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

어쩌면 형식적인 임시회에 참석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현명한지 모른다.

그러나 군과 의회 어느쪽 생각인지 이들은 주민을 외면한 채 귀중한 시간을 의회 대회의실에서 소비해야 했다.

방청석의 한 공무원은 “주민을 위해 불편을 시정해야 할 의회가 오히려 이를 역행, 주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냐 ”고 힐난했다.

이 공무원의 말처럼 이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어느덧 10여년이 된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한결 성숙한 의정활동과 집행부의 현명한 대처가 아닐까.

/광주=김진홍기자 <제2사회부> j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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