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선인고 장양기교사 풋과일같은 웃음

5월의 교정에선 설익은 사과 냄새가 풍긴다.

오랫만에 하늘이 맑게 개인 탓일까. 인천 선인고 뜨락에서 만난 이 학교 장양기교사(38)의 풋과일같은 웃음에도 어김없이 싱그러운 계절이 담겨져 있었다.

“연초록 빛깔의 옷으로 갈아 입은 나무들을 가만히 바라 보면 사람들에게 뭔가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지리를 가르치고 있는 그에게 요즘 최대 화두는 수화다.

지난 90년 9월부터 교단에 선 뒤 틈틈히 배운 수화가 이젠 제법 수준급이다.

그의 ‘이웃사랑’은 이름 없는 들풀들의 끈질긴 생명력처럼 끝이 없다.

중구 답동 가톨릭장애인연합회 회원으로 농아인들을 위한 봉사활동, 지난 95년부터 남동구 구월동 올림픽체육관 협조로 지체장애인들에 대한 수영 배려, 인천시적십자 수영강사단 도움으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수영 강습….

그동안 알게 모르게 베푼 따뜻한 마음씨는 어느새 중년에 접어든 그의 얼굴에 편한 미소를 각인시켰다.

“왠지 나이를 먹는 다는 게 겁도 나고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도 쑥스럽기도 하고 그래요”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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