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 윤대라의 '미인도'

원초적이고 솔직한, 그래서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하는 가식없는 휴머니즘. 무의식 속에 우리를 매혹시키는 일상속의 억압된 은밀함….

에로티즘은 우리삶의 근원이 되는 생명력과 그 신비감에도 불구하고 관례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당하거나 외면하는 척 하는 시선에 가려져 왔다. 혜원 신윤복이 남녀상열지사를 그렸던 조선시대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오늘날에도 에로티즘은 숨겨진 호기심, 왜곡된 편견에 싸인 관심사이다.

“나는 에로틱한 것들이 좋다”는 동양화가 윤대라.

24일 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호갤러리에서, 6월15일부터 19일까지 안양시 평촌전시관에서 전시회를 여는 그는 홍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지난 92년 대한민국미술대전을 비롯해 ‘자연, 그리고 한국화 정신전’‘들임전’ 등 매년 꾸준히 전시회를 가져왔다.

자신의 작품만으로 전시회를 준비하기는 이번이 처음.

따라서 첫 개인전이 될 이번 전시에는 그만의 독특한 소재와 화풍을 맘껏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발그스름하게 홍조띤 두 볼과 야릇하게 감은 눈, 도톰한 입술 등 그가 선보이는 ‘미인도’는 강렬한 색채와 더불어 강한 인상을 준다.

“포르노에는 상투적인 규칙과 반복만이 존재하지만 에로티즘은 동물적 생식 그 너머의 인간적 심성의 추구이며 우아하고 유머러스한 불규칙적 리듬의 아름다움이다”고 말하는 그는 부드러운 풍요와 열정적인 치열함, 자신 안에 숨어있는 아프고도 촌스런 욕망, 은근한 끌림과 유쾌한 가벼움들이 우연한 몸짓, 찰나의 시선, 부서지는 붉은 빛, 사스락 얇은 감촉, 달밤의 물그림자에 묻어있다. (0343)380-4453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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