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투캅스’는 현실과 타협하며 온갖 비리를 서슴지 않는 고참내기 경찰관과 사회정의를 부르짖으며 민중의 지팡이로 남을 것을 역설하지만 끝내 고참보다 더 지독한 찰거머리 비리 경찰관으로 변질되는 신참내기 형사의 이야기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을 재차 확인시켜준 영화다.
경찰은 ‘경찰대개혁 100일 작전’을 통해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부천남부서가 개최한 ‘부정부패추방을 위한 사례발표’는 눈여겨볼만한 행사였다.
남부서는 사례발표에서 음주운전 단속과 비리업소 단속과정 등에서 자신들이 겪은 금품수수나 향응제공의 유혹을 뿌리쳤던 사례를 발표하고 부정부패에 절대 물들지 않는깨끗한 경찰로 거듭 태어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이날 발표자 18명중 14명은 파출소에 근무하는 1∼2년차 순경들이었다. 이들중에는 아직 시보도 벗지 못한 신참경찰관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과연 무엇을 개혁하자고 경찰서장과 과장 등 높은 분들(?) 앞에서 저렇게까지 호들갑을 떨어야만 했을까?
여기에 경찰은 한술 더 떠 사례발표에서처럼 깨끗한 경찰상 구현은 곧 경찰대개혁의 성과라며 치켜세우기에 열을 올리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으로 일관했다.
도대체 무엇이 바뀌었단 말인가?
남부서의 사례발표는 자기반성을 계기로 부정부패추방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의미에서 분명 획기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진정 개혁의 대상으로 분류되는 윗물들이 아랫물만의 깨끗함만을 강요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아쉬움을 넘어 개운찮은뒷맛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부천=조정호기자 <제2사회부> jhcho@kgib.co.kr 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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