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침묵했던 토종 선수들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올 시즌 초반 프로야구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현상은 수준급 용병들의 독주.
예년보다 훨씬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다승과 타율, 홈런등 투·타의 대표적인 개인기록 부문에서 초반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날씨가 더워지고 몸이 풀리면서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국내 선수들이 용병들의 독주에 서서히 제동을 걸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토종선수들이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는 부문은 야구의 꽃인 홈런부문.
시즌 초 정신없이 홈런을 몰아친 퀸란(현대)과 꾸준하게 홈런 갯수를 늘린 스미스(삼성) 등 용병의 차지가 확실할 것만 같았던 홈런 타이틀 경쟁은 박경완(현대)의 가세로 안개속에 들어갔다.
박경완은 5일 현재 18개의 홈런으로 두 용병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또 ‘괴물타자’ 박재홍(현대·16개)과 심정수(두산), 송지만(한화·이상 15개) 등 용병 못지않은 파괴력을 자랑하고 있는 토종 선수들도 이 부문 상위권에 포진, 홈런 부문에서의 외국인 독주에 종지부를 찍었다.
마운드의 다승 부문에서는 토종들이 다시 주도권을 잡은 상황이다.
지난해 다승왕 정민태(현대)와 김진웅(삼성)은 해리거(LG)와 파머(두산) 등 외국인 선수들이 주춤하고 있는 틈을 타 승수를 추가, 8승으로 다승 부문 선두를 나눠갖고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타율에서도 국내 선수들이 한 걸음 앞섰다.
이병규(LG. 0.357)가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인 프랑코(삼성·0.349)에 앞선 채 선두에 올라 있다.
타율 부문에서는 프랑코를 제외하고는 이병규와 정수근(두산) 등 국내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어 주도권은 역시 국내 선수들이 잡고 있는 상태다.
용병들과 국내 선수들의 자존심을 건 개인 타이틀 경쟁의 추이에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이 몰려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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