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 꿈과 환상과 공포의 영화여행이 부천에서 열린다.
오는 7월13일부터 21일까지 9일동안 ‘자유 저항 반란’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2000)’는 하드고어, 잔혹영화 등 기존의 영화세계에 반역을 꾀하는 도발적인 작품들이 세계 30여국에서 초청, 145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현대 미국문명의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한 매리 해론 감독의 ‘아메리칸 사이코’, 폐막작은 유지태와 하지원이 주연을 맡은 안병기 감독의 공포영화 ‘가위’이다.
올해 영화제는 지난해까지 ‘부천초이스’로 명하던 경쟁부분의 명칭을 ‘공식경쟁부문’으로 구체화하고 장·단편을 같이 편성한 것이 특징. 또 ‘월드판타스틱 시네마’라는 이름으로 편성됐던 것을 작품의 성격별로 세분화시켜 월드판타스틱시네마에 24편, 판타스틱 단편걸작선 29편, 제한구역 14편, 영화광장 20편, 가족영화 5편, 핀란드 특별전에 9편 등으로 섹션화했다.
PiFan 2000에서는 본능적인 인간의 폭력성과 악마적 유혹을 진절머리나게 감상할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PiFan 2000이 선택한 이번 영화제의 정점은 철저한 저항정신으로 무장되어 인간의 삶이 세기의 전환점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가를 광폭한 영상으로 표출한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가해지는 대량살인과 정신적 일탈로 빚어지는 폭발적 살해, 그리고 종교를 구실로 자행되는 살인 등의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인간의 인간에 대한 정당화된 폭력적인 영화로 수놓이게 된다.
특히 제한구역에 편성된 작품은 과도한 폭력과 섹스가 뒤범벅된 충격적인 영상으로 채워져 있어 21세 이하는 관람이 허용되지 않는다.
지나치게 반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작품을 통해 한국이 ‘거짓말’과 ‘노랑머리’로 싸우고 있는 동안 세계의 예술과 작가정신이 어디로 흘러가고 한국 영상문화의 현위치를 자각하기 위해서라고 영화제측은 밝히고 있다.
한편 이번 영화제는 부천복사골문화센터를 비롯한 6개소에서 상영되며 심야상영 7회, 야외상영 6회 및 시네락 나이트 4회와 심포지엄·메가토크 등이 마련된다.
공식경쟁 장편영화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배우 박중훈씨가 참여하고 공식경쟁 단편영화부문 심사위원에는 서정씨, 페스티벌레이디는 차세대 스크린의 주역인 배두나씨가 맡았다.
영화제 게스트는 스페인의 다니엘 몬존, 영국의 데이비드 라지, 오스트리아의 디에고 돈호퍼 감독을 비롯해 롭 슈미트(미국), 마이클 샘버그(영국), 미구엘 바르뎀(스페인), 벤 홉킨스(영국). 하라다 마사토(일본) 등 각국 감독과 배우, 제작자 등 60여명에 이른다. /부천=오세광 조정호기자 sko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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