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설봉산성 3차 발굴조사

이천 설봉산성의 3차 발굴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한성 백제시대의 동경이 출토되고, 7세기 신라 때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저장시설이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국대 매장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11월13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천시 사음동 소재 설봉산성(도 기념물 제156호)에 대한 3차 발굴조사에서 한성 도읍기 백제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경이 출토됐다.

지름 12.3cm 크기의 이 동경은 주연에는 소형의 연주문을 돌린 후 중앙에 배치된 고리로부터 6개의 구획을 설정하고 각 1마리의 동물을 배치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특성은 중국 한나라와 고구려의 막새기와에서 그 전통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古式임을 알 수 있다.

백제시대 동경 가운데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동경은 산성에서 출토된 것으로는 최초다. 이번에 출토된 동경은 설봉산성의 역사적 성격을 가늠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뿐 아니라 백제초기 지방통치와 관련해 주목되는 귀중한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저장시설은 학술적 가치가 크고 설봉산성의 역사적 성격을 대변해 주는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형 저장시설은 동서 7.4m, 남북 8.4m의 규모로 암반을 1.7∼2.2m 깊이로 굴착해 장방형의 형태로 구축했다. 암반의 하면으로부터 75cm까지 점토로 전 지역을 다진 후 동서 4.8cm, 남북 6.8cm 규모의 박석부를 바닥시설로 형성하고 있다.

박석부 주위의 무너진, 벽을 만들었던 석재와 뒤엉켜 출토된 많은 양의 평기와 및 토기로 상면에 지붕을 구비했던 점으로 미뤄 이곳에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저장물을 저장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장시설에서 출토된 평기와는 경기도의 역사유적에서 출토된 것과 같은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같이 출토된 토기의 편년이 7세기로 집중되는 양상으로 미뤄 차후 평기와의 편년설정도 가능해졌다.

또 성벽의 절개조사에서 암반을 유단식으로 삭토하고 축조했음도 확인됐다.

단국대 매장문화재연구소 발굴팀측은 “설봉산성은 백제에 의해 축조된 후 10세기에 이르기까지 빈번히 활용됐던 산성이었음이 파악됐다”며 “고구려도 이 산성을 활용했는지의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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