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올브라이트의 브로치 메시지가 또한번 화제에 올랐다. 지난 23일 방한했을때 공항에 마중나간 외교부 관계자들이 그녀의 왼쪽 가슴에 단 브로치가 햇볕(정책)을 상징하는 선버스트인 것을 보고 안도했다는 후문이다.

중동협상땐 교착상태를 꼬집어 거미줄에 매달린 거미모양, 이라크회담때는 자신을 독사로 빗댄 것을 의식해 뱀모양의 브로치를 단 것은 이미 알려진 이야기다. 올브라이트는 옷차림도 전략임을 브로치에까지 이용하는 여성 외교관이다.

지난해 7월 뉴욕의 미국 공예품 박물관에서 ‘외교적인 브로치, 올브라이트에게 바친 선물’이란 테마의 전시행사가 있었다. 16개국 공예작가 61명이 제작한 71개의 브로치가 선보였다. 갖가지 외교적 메시지와 애국심을 담은 여러가지 모양의 작품이 전시됐다. 길이가 23㎝나 되는 대형브로치가 있었는가 하면 주먹으로 얼굴을 맞는 모습의 ‘펀치’란 이름의 황금브로치가 있었다. ‘펀치’의 작가인 네덜란드 사람 바커는 “올브라이트는 협상에서 마지막 한방을 날릴수 있는 외교관”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의 여신상 얼굴을 본뜬 ‘자유’란 브로치는 올브라이트가 전시회 카탈로크 사진촬영에 달았었다.

올브라이트의 브로치는 한번 사용된 것은 두번 달지 않는다. 이 모든 브로치는 국무성이 만든다. 브로치외교에까지 신경을 쓰는 것이 미국의 외교정책이다. 올브라이트가 미국 의회의 인사청문회에 섰을때 외교경륜을 질문받고 “기회를 주면 보여줄 것이다. 지금 말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사청문회는 단문단답이면서도 깊이가 있다. 그땐 브로치를 달지 않았었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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