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상반기 결산

‘쉬리’의 대박에 힘입어 지난해 기록적인 르네상스기를 구가했던 한국영화가 올해에도 약진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올 상반기 영화계 성적표를 훑어보면 일단 충무로에 암운(暗雲)이 드리우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어 영화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작년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이 40%에 이르러 한껏 고무돼 있던 한국영화가 새천년 접어들자마자 다시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국내영화계는 지난해와 달리 올 상반기에 빅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국내영화 개봉작 25편 가운데 그나마 서울관객 82만명(전국기준 200만명)을 동원한 ‘반칙왕’만이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샐러리맨의 일상탈출을 소재로 한 송강호 주연의 코미디물 ‘반칙왕’을 제외하고는 ‘거짓말’, ‘박하사탕’이 각각 31만, ‘동감’, ‘아나키스트’가 각각 21만명을 불러 모았을 뿐이다.

이런 흥행실적으로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25.1%로 떨어졌고, 반면 외화 점유율은 지난해 61.6%보다 10% 포인트 가량 상승한 74.9%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영화는 모두 12편(이월작 2편)을 선보여 14.2%로 크게 뛰어 올라 현격한 성장세를 보였는데 3차 일본대중문화 개방을 계기로 하반기에는 점유율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올 하반기 한국영화의 성장률을 획기적으로 이끌 대작이 그리 많지 않다는데 있다. 하반기 개봉할 한국영화들이 할리우드 대작에 맞설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도 현재로서는 점치기 어렵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비천무’, ‘단적비연수’, ‘무사’ 등 국내 ‘기대주’들이올들어 1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글래디에이터’와 ‘미션 임파서블 2’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의 흥행대전에서 어느정도 관객몰이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국내영화의 성장세가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연합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