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만의 갯벌 책자 발간

우리나라 최대 갯벌지역인 경기만의 갯벌을 비롯한 전국적인 자연환경 기초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조사·연구해온 경기도 갯벌의 실태를 알리는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기전문화예술총서 6권으로 발행한 ‘경기만의 갯벌’

갯벌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있고 수산물이 풍부하며 오염원을 정화시키는 힘이 있고, 또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생활을 영위해온 바닷가 사람들만의 끈끈한 역사가 살아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태적·경제적·문화적가치는 식량생산이나 산업화를 위한 간척·매립 등으로 무분별하게 훼손돼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60년대 이후 4천㎢에 이르는 갯벌의 40%가 사라져 갔을 정도다.

경기만의 갯벌을 일일이 답사하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온 지은이 최춘일씨는 “경기만의 갯벌 역시 사람들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급격한 변화속에서 크고 작은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개발의 표적이 되기 쉬웠던 갯벌은 경기도에서도 커다란 변화를 겪어 왔다는 것.

기아와 현대자동차 공장, 주행시험장, 쿠니사격장, 시화호와 영종도의 국제공항, 대부도의 유류 비축기지, 영흥 화력발전소 등에 대한 논의들이 경기도 연안의 변화를 실감나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특히 경기도의 갯벌은 간척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지난 70년대부터 경기도의 갯벌은 간척으로 메워져 왔으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해안선을 단축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러나 간척과 매립이 몰고 온 변화의 조짐은 의외로 빨리 그리고 크게 나타났으며 지금도 온전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화호와 새만금과 같은 대단위 간척공사들이 보여주는 자연과 인간의 갈등과 공동체의 붕괴, 끝없는 경제적인 지출은 이러한 오류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즉 갯벌은 자연속에서 만들어온 인간의 삶과 역사를 되돌아 보는 공간이며 인간과 자연간의 신진대사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갯벌이 중요한 것은 자연과 인간의 삶이 직선상에서 움직이고 있는 곳이며 한편으론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생명의 공간이라는 점이다.

‘경기만의 갯벌’은 갯벌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이기보다 경기만의 갯벌을 중심으로 문화적인 요소들이 어떻게 형성돼 왔고 어떤 유형을 가지고 우리들의 삶과 생활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만일대의 삶과 문화를 형성해 왔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구성 역시 갯벌의 자연 및 생태현상, 사람들이 갯벌을 중심으로 만들어 왔던 문화의 흔적들을 일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갯벌에 대한 다양한 인식의 유형들을 제시하고 갯벌과 경기만 연안이 역사와 사람들의 생활속에 어떻게 자리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데 할애한 것이 특징이다.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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