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물난리로 몸살을 앓았던 경기북부지역이 연일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로 가뭄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북부주민들은 계속되고 있는 장마철 가뭄에 대한 걱정에 앞서 역설적이지만 수해 히스테리에 걸려있다.
기상청이 최근 수년간 마른 장마를 연이어 예보한 가운데 장마철답지 않은 6·7월의 불볕더위에 시달려야 했던 북부주민들은 오히려 장마철 이후 목마름 대신 물벼락을 맞아야 했던 과거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올해도 지난 2년간 연이어 발생한 수해 시나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상청이 장마를 예보한 이후 6월 한달동안 의정부시는 72㎜라는 강수량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기간 80㎜에도 못미쳤다.
2년 연속 북부지역은 6·7월의 마른장마로 원도봉산과 송추계곡 등 계곡물이 마르고 농작물 피해로 농심의 애간장을 태울만큼 태운뒤 8월에 수마로 돌변하지 않았던가.
이런 현상 때문인지 북부주민들은 후줄근하게 비가 쏟아져달라는 말을 함부로 꺼내지 않는다.
땅이 갈라지는 논바닥과 농작물의 잎끝이 타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수년동안 집안에 물이 차오르고 농사를 망쳐야 했던 물난리와 그 후유증의 심각성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부지역 대부분의 지역이 상습침수구역으로 분류돼 홍수 불안을 떨칠 마지막 보루인 보험가입조차 거부하는 보험회사와 한창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못다한 수해복구 공사에 한창인 각 자치단체의 뒷북행정에 몸서리를 칠대로 친 주민들은 자조섞인 말을 되뇐다.
“실전연습을 많이 해본 탓에 비만 좀 왔다하면 짐싸서 대피하는 것은 자신 있다”고.
/의정부=조한민기자 <제2사회부> hmcho@kgib.co.kr 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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